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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과정에서도 다시 한번 확인(?)된 사실은 전국이 낙후지역 이라는 점이다. 내고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됐음을 강조하는데 있어 동서나 도농,여야가 따로 없는 것이다. 물론 모든 출마예상자들이,자신이 당선돼야 지역이 발전한다는 후렴 을 붙이는데도 예외가 없다. 무소속이라고 다르지 않다.

이런 와중에서도 쟁점 은 생겨난다. 모든 지역구가 상대적 낙후성의 사실여부를 떠나 현안 을 갖고 있으며 이에대한 여당의 처방과 야당의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논란 이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총선은 과거와 달리 정치성 이슈가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선거라는 점에서,이들 공약 과 정책 의 비중은 더 높아지고 있다.

당초 대세몰이를 시도했던 여야 중앙당들도 바람보다는 지역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제시를 통해 표를 모으겠다는 쪽으로 전략수정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국제화"대 "재벌법"

지역쟁점을 둘러싼 공방이 중앙당까지 비화되고 있는 경우가 바로 제주개발특별법. 민자당이 이 법을 실력으로 통과시켰을때 이미 이 문제가 제주선거 의 최대쟁점이 되리라는 것이 예견됐고,실제로 제주의 3개 선거구가 이 법을 둘러싼 혈전으로 달아 오르고 있다.

민자당의 고세진(제주)-이기빈(북제주) 강보성의원(서귀포-남제주) 등은 "제주를 국제 관광지로 만드는데 꼭 필요한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불가피한 법"이라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민주당 양승부(제주),강승훈위원장(서귀포-남제주)은 "제주를 권력과 재벌 등 특권층의 사유물화하려는 매도법"이라고 공박.

현경대 전 의원(제주)과 같은 친여성 무소속 후보는 "개정을 통한 법의 보완"을, 특별법 반대 범도민회 대표인 강영지후보는 "철폐"를 각각 주장하는 등 무소속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여기에 김영감 민자당대표,김대중 민주당대표의 지원연설까지 곁들여져,여야 수뇌부까지 가세하는 형국.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핵폐기물 처리장 건립도 해당지역에서는 다른 문제들을 압도하는 심각한 쟁점.

원전후보지중 이미 중공업 지역으로 용도지정이 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전남 여천 고흥 보성 장흥 남해 신안의 8개 선거구와,핵폐기물 매립후보지인 강원 고성 양양 충남 태안 경북 울진 영일 전남 장흥 등 6개 선거구에서 이 핵 문제가 핫이슈로 등장한 상태다. 원전 또는 핵폐기물 처리장 건설문제는 일단 여야후보 모두 정부안에 비판적이지만 "바로 내가 당선돼야만 핵시설물을 막을 수 있다"고들 목청을 높임에 따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물론 중앙당 차원에서 핵시설물 유치지역지원 특별법제정 (민자), 주민의사 반영을 위한 협의회 설치 (민주), 국민투표실시 (민중) 등 갖가지 정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뛰는 후보들은 모두 결사반대 주장뿐이다. 원전후보지 2개소 폐기물처리장 후보지 1개소를 지닌 울진은 민자 김중권의원이 일짜감치 상주하며 주민들에게 자신의 입장 을 알리는데 분주하나,민주 장소택,국민 이학원,민중 황윤길위원장 등은 김 의원을 집중포격중. 위원장이 교체된 속초-고성에서는 민자 정재철위원장이 폐기물처리장 건설후보지 지정의 철회 를 강력 다짐.

대구선 페놀 이슈로

이같은 모습들에 정부나 한전 등 당국자들은 그동안의 주민설득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게 아니냐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나,발등에 핵 이 떨어진 후보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 공해문제와 관련해서는 대구전역에서 야당공천자들이 페놀사건의 책임추궁 을 외치며 정부여당을 공격중.

사양산업으로 일컬어지는 석탄생산이 주산업 인 강원의 태백 정선 영월 삼척 등 4개 지역에서는 광산업자와 근로자들의 생존권 확보대책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 민자당의 유승규(태백),박우병의원(정선) 등은 "석탄산업법 개정을 통해 탄광지역 진흥대책을 마련했다"는 업적을 내세우고,민중당의 배진(태백) 정원환위원장(정선) 등은 사영탄광의 공사화 를 정책공약으로 제시.

국민당의 김재철(삼척) 엄영달위원장(정선) 등은 "현대전자 및 자동차 부품 공장유치 등을 통한 무공해 산업도시의 탈바꿈"을 공약 하며 유권자에게 접근중.

이밖에 서울 성동-중량지역의 연탄공장 부지이전 충남 서산-대천 간척지의 어업권 배상시비 등도 여야가 대립을 보이는 해묵은 숙제들. 시세확장 을 위한 직할시 승격 또는 도청유치 공약도 도처에서 넘치고 있다. 대구에 있는 경북도청을 옮겨오겠다는 공약을 포항의 이진우 민자의원,경주 서수종 민자위원장,안동 오경의 민자의원,구미 박세직 민자위원장 등 4개시의 출마예정자가 제가끔하고 있고,광주의 전남도청을 목포의 권노갑 민주의원,순천의 허경만 민주의원이 서로 자기 고장으로 옮겨오겠다는 장담을 하고 있고,대전의 충남도청을 천안,공주 등으로 가져오겠다는 공약도 거급되고 있다. 울산 부천 전주에서도 "직할시 승격에 앞장서겠다"는 약속이 거의 공통메뉴.

정부-여당이 총선을 의식해 내놓은 개발공약을 둘러싼 시비도 상당하다.

서울시가 계획중인 지하차도 건설사업은 서울의 대부분 선거구와 관계되는 사업.

이와함께 인천의 지하철 및 순환도로건설,경기의 민통선 주변 종합개발,강원의 동서고속전철 건설,충청-호남의 서해안종합개발,전북의 전주-군산 고속도로 건설 등의 대형프로젝트들도 눈에 띄는 공약. 이들 사업은 최소 수천억에서 수십조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야당이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졸속-선진공약"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개발계획이야말로 여당의 특권 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린벨트 해결됐다"

물론 여당측에도 무기 는 많다. 우선 모든 농촌지역에서 ur대책 때문에 민자공천들이 고전중이다. 특히 농민들의 기대에 못미친 추곡매입 동의안 처리가 여당후보를 곤혹스럽게 한다. 앞으로 닥칠 ur대책이야 "어떤 일이 있어도 농산물 수입개방을 막겠다"고 결의안 의지를 밝히면 되지만,추곡매입 동의안에는 현역 민자의원 모두가 찬표를 던진게 사실이기 때문.

이밖에 전국에 걸쳐 유권자들로부터 출마예상자들에게 떠맡겨지는 숙제 가 그린벨트 해제. 개별사안마다 그 이유가 인정되기는해도 형평문제와 녹지보존의 필요성 때문에 그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역의 80%가 그린벨인 부산 강서의 송두호 민자의원 등 모든 출마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그린벨트 완화에 관한한 제주개발법으로 고전하는 제주 민자의원들은 "이번 특별법 제정으로 그린벨트 완화문제가 70%쯤은 해결됐다"고 기염을 터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