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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동계올림픽 D-31

중국 베이징의 번화가인 타이구리엔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부스가 있다. 3일 이곳에선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개막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베이징 지하철 일부 노선은 지난달 31일부터 동계 올림픽을 주제로 삼아 객차 내부 장식을 꾸몄고, 중국 관영 CCTV방송은 24시간 고화질 올림픽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제를 즐겼던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때와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은 사실상 무관중 대회였다. 베이징 올림픽 조직위는 당초 관중을 받을 예정이었다. 중국 본토 거주자 중 코로나 방역 조건을 충족한 사람들로 한정했다. 하지만 아직 입장권 판매는 시작되지도 않았다. 조직위는 베이징, 장자커우 등 경기장이 위치한 지역의 주민들 가운데 일부를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선수단 등 해외 입국자와 일절 접촉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관중석을 얼마나 채울지 등의 구체적인 방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교민 김모씨는 "개막식과 경기장에 가서 한국 팀을 응원하고 싶었는데 불가능해진 것 같아 아쉽다"며 "2008년 하계 올림픽과 비교하면 올림픽이 열리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방역 정책은 도쿄 올림픽보다 더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중국올림픽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방역 수첩에 따르면 베이징 동계 올림픽 참가 선수들은 '버블(거품)'이라는 폐쇄 구역 안에서만 이동이 가능하다.

모든 선수들은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 도착한 다음 지정된 차량으로 선수촌, 연습장, 경기장을 오가게 된다. 지정 구역 밖을 나가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베이징 시내에 있는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폐막식 때는 베이징과 허베이 장자커우를 잇는 고속열차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지정된 통로로만 출입해야 한다.

선수들은 도착 14일 전까지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하며,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21일간 시설 격리를 해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베이징 도착 14일 전부터 휴대전화 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매일 체온을 보고해야 하고, 올림픽 기간에도 매일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경기를 마친 선수는 48시간 안에 중국을 떠나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번 올림픽은 악수, 포옹, 함성도 없는 올림픽으로 치러진다. 2m 거리 두기, 의료용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됐다. 동료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거나 고함을 지르는 것도 엄격히 금지된다. 성화 봉송은 개막 직전 사흘만, 그것도 경기가 열리는 세 곳으로 한정했다.

중국 당국은 해외에서 입국한 각국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메인 프레스센터 외에 베이징에 별도의 미디어 작업 공간을 운영하기로 하고 현재 등록을 받고 있다. 사실상 TV 중계만 보는 공간이지만 이곳에 들어가기 위한 규정도 까다롭다. 코로나 백신을 안 맞은 사람이나 산시성 시안처럼 중국 내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에 있었던 사람은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출입증을 발급받은 사람은 개막 2주 전부터 매일 체온을 재서 보고해야 한다.

한쯔룽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주석 겸 비서장은 "방역 수첩에 담긴 대응 조치는 선수와 모든 올림픽 관계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훈련·경기·업무에 참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것"이라며 "(선수나 취재진 모두) 방역 수첩을 숙지하고 엄격히 준수해 달라"고 말했다.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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