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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락원 의 시인 밀턴이 성시스트 성당에서 마돈나상의 손결을 보고 탄성을 올린다. "희망은 저렇게 하얀 손을 하고 있을 것이다"고-. 철학자 야스퍼스는 한국사람이 만든 일본 국보 제1호 반가사유관음상의 볼에 대고 있는 손결을 보고 저 손끝에서 육과 영이 스파크를 내고 있다 고 했다.

뿐만 아니라 손의 긍정적인 가치는 그밖에도 많다. 절실한 염원은 두손바닥을 모으고 절실한 약속은 새끼 손가락을 건다. 그리고 할매손은 약손이다.

이렇게 좋은 손,깨끗한 손도 많지만 나쁜 손,더러운 손도 많다.

독일 시인 릴케는 신의 이야기 에서 이렇게 읊고 있다. 신의 하명으로 신의 오른손과 왼손이 인간을 창조하고 있는데 만들고 있는 사이에 미완성인채 인간이 빠져 도망쳐 버렸다.

신의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 네잘못이라고 책임전가를 하다가 결국은 인간이란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고 살고 싶어하는 망나니이기에 빠져 나가 버렸다고 변명을 한다. 이에 화가난 신은 너희들 멋대로 놀아라고 두손을 저버렸고 그 후부터 사람의 손은 선악을 분간 못하고 나쁜일 더러운 일도 하는 손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던져진 몇닢의 금화를 주워드는 유다의 손,검투하는 경기장에서 엄지손가락 내려박는 네로의 손은 악마의 손이다.

병자호란때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내려와 삼전도청진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고 항복을 했다. 그 항복의 사적을 적은 비석에 비문쓰기를 강요받은 분이 선비 오준이다. 칼날아래 비문을 쓰고 돌아가 비문을 쓴 자신의 오른손을 잘라 버렸다. 더러운 손의 피를 더불어 돌릴 수 없다는 양심을 손을 잘라 버림으로써 구제한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완용같은 이는 나라 팔아먹는 조약에 서명을 하고도 그 더러운 손을 지닌채 제명대로 살다 죽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은 아니지만 존귀한 일은 오른손으로 하고,비천한 일은 왼손으로 하는 좌우 두 손의 역할분담 문화가 발달했음도 이 더러운 손의 불가피성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머리를 쓰다듬는 등 상체를 작업할 필요가 있을때는 오른손으로,소피를 보는 등 하체를 작업할 필요가 있을때는 왼손으로,제주를 올릴 때는 오른손으로,돈을 받을때는 왼손을 썼음도 그것이다.

선거만 닥치면 야음에만 놀아나던 더러운손 손들이 백주에 난무를 한다. 체면을 챙기던 오른손도 체면몰수를 하고 왼손보다 더 앞서 허우적거리며 갈퀴질을 한다.

신은 인간창조의 실패작으로 버려진 두 손이 닥쳐오는 한국선거에서 놀아나는 것을 보고 어떤 심정일까 궁금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