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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대 총선은 전국 각지에서 동문상잔 의 비극(?)을 낳고 있다.

동문이당 후보들의 한표를 위한 경쟁에는 동창도,선후배도 없다. 선배는 후배를,후배는 선배를 딛고 일어서야만,하나뿐인 금배지 를 따낼 수 있는게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가장 극심

오는 3 24 총선에서 동문대결을 벌이는 선거구는 줄잡아 30여곳. 특히 명문 중고가 자리잡은 지역에선 거의 예외없이 선-후배간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은 선거 초반전이라 비교적 서로를 점잖게 대하고 있지만 선거일 공고 이후부터는 안면몰수 를 안할 수 없다. 때문에 동문대결이 펼쳐지는 지역의 각급 학교 동문회는 때아닌 분열의 몸살을 앓고 있다. 겉으로는 엄정중립 을 표방하고 있지만,속으로는 벌써부터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기고 있는 모습이다.

동문대결이 가장 극심한 곳은 이른바 tk 의 본산인 대구지역.

민자당의 경우,11개 선거구중 8곳을 경북고 출신들로 공천했고 이중 3개 지역에서 동문이당 의 후보들이 대결중.

특히 대구서갑과 남은 여야 주요정당 후보들이 전원 경북고 출신. 서갑은 민자당의 문희갑의원이 경북고 37회이고,민주당 백승홍씨가 44회,민중당 김현근씨가 58회 출신. 여기에 최고참인 32회 출신의 정호용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과 민중당의 백-김 위원장이 젊은 tk 표 수집에 나선데 비해,문 의원과 정 전 의원은 나이든 tk 표를 공략중.

남구 역시,민자당 이정무의원이 경북고 40회이고 국민당의 김해석씨가 한해 선배인 39회 출신. 1년 선후배간의 낯뜨거운 싸움에 15년여 후배인 54회 출신의 김진태씨가 민주당 간판으로 가세했다. 민자당 이 의원과 국민당 김 위원장은 한때 용돈까지 나눠쓰던 사이라는 후문.

중구의 민자당 윤수호의원과 국민당 박양식위원장도 각각 32회,36회로 선후배사이.

이처럼 동문간 대결이 첨예화하자 경북고 총동문회는 도리없이 엄정중립을 선언. 연초 대구은행 강당에서 열린 동문 신년하례회에서 동문회장인 26회 출신의 박준규 국회의장은 동문후보들을 다수 배출한 모교를 찬양했다는 후문.

부산은 이 지역 양대 명문인 부산고와 경남고 동문들이 각기 한곳씩에서 맞붙고 있다. 부산중의 민자당 정상천위원장이 경남고 4회 출신이고,국민당 최고위원인 김광일의원이 12회,그리고 민주당 조상태씨가 25회. 공교롭게도 정 위원장은 경남고 총동창회장을,김 의원은 부회장을 맡고있어 동문회측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입장인데,정-김 두사람측은 서로를 "배신자"라고 비난,민자당의 김영삼대표는 경남고 3회 출신.

중학-고교 모두 동문

금정은 부산고 출신의 동문간 보-혁 대결을 벌이는 곳. 민자당 김진재의원은 부산고 14회 출신이며,민주당 김재규위원장은 20회로 입학했으나 졸업은 21회.

특히 김 의원은 부산대 대학원을 졸업했고,김 위원장은 부산대 운동권출신. 그러나 김 의원은 부산고동창회 부회장과 부산대(대학원 포함)동문회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어 동문후원에 있어서는 앞선 형세.

두사람은 동문임에도 최근의 한 지역 행사에서 처음 인사를 한 정도의 사이여서,서로에게 별 부담이 없는게 양측의 설명이기도.

대전의 명문 대전고 출신들도 대전서-유성과 도경계를 넘어,충북의 보은-옥천-영동에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대구서-유성의 경우 민자당 박충순(대전고 31회) 민주당 이희원(44회) 국민당 김태용(33회) 무소속 이재환씨(36회) 등 출전자 모두가 동문.

이에따라 대전고 총동문회도 중립을 표방했고,연초 동문 신년하례회에서 서로 인신공격을 안하기로 다짐까지 했다고. 그러나 실행여부는 미지수.

보은-옥천-영동의 민자당 박준병의원과 민주당 최극,국민당 어준선위원장도 대전고 동문. 사전오기를 노리는 최 위원장이 대전고 30회이고,3선을 향해 뛰는 박 의원이 1년 아래인 31회,어 위원장이 35회 출신. 세사람은 고향을 떠나 외지에서 함께 대전고를 다닌 관계로 아주 절친한 사이이나,벌써부터 상호비방이 난무.

인천도 명문 제물포고등학교 동문간의 대결을 피할 수 없는 곳.

남동의 민자당 강우혁의원과 민주당 이호웅,국민당 이원복,민중당 박귀현위원장이 모두 제고출신.

강 의원이 2회로 최고참이고 이호웅-박귀현씨가 12회,이원복씨가 20회 출신. 이원복씨를 제외한 세사람은 특히 인천중학까지 동문인데 제고출신들이 워낙 서울 등으로 빠져나간데다 외지인들의 유입이 많아 동문의 지원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

경남지역의 경우,진주 진양 마산을에서,경북은 포항 경주 등에서 동문간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진양의 경우 민자당 안병규의원과 민주당 강갑중위원장이 진주남중-진주농고 선후배사이. 안 의원이 남중 2회,농고 42회 출신이고 강 위원장이 남중 13회, 농고 53회.

안 의원은 13대 초기까지 동문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농고 42회 동기가 동문회장을 맡고있어 동문회쪽 후원에는 다소 유리한편.

11대때의 비서 도전

그러나 강 위원장도 오랜 농협 근무경력 등으로 나름의 인맥은 보유.

진주는 민자당 조만후의원이 진주중 14회,무소속의 하순봉 전 의원이 진주중 5회로 중학 선후배간이며,하 전 의원과 민주당 김재천씨가 각각 진주고 29회,35회로 고교동문.

특히 조 의원은 11대 시절 안병규의원의 비서를 하면서 중학선배인 당시 전국구의 하 의원을 선배로 모셨었는데 ,지역판도가 현재로선 하씨가 다소 유리(조씨측 설명), 안면몰수 의 운명에 처해있다는 후문.

강원의 명문 춘천고 출신들 역시 본향 춘천에서 한판승부중. 민자당 한승수의원이 춘천고 27회,민주당 유남선씨가 38회,국민당 손승덕씨가 11회,민중당 최윤씨가 48회. 최고참인 손씨와 막내인 최씨간의 차이는 무려 37년이다.

그러나 춘천고 총동문 회장을 한 의원의 실형인 한익수 호림수산 대표가 맡고 있어 한 의원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동문회의 후원은 별로 기대하기 않고 있는 모습.

호남지역의 경우 명문 전주고 출신끼리 두지역에서 혈전. 전주 완산의 민자당 이연택(32회),민주당 장영달(45회),무소속의 손주항(29회)가 각기 전주고 동문표 흡입에 혈안.

전주 덕진의 민자당 임방현(26회),국민당 임광순(34회),완주의 민자당 신동욱(32회),민주당 김태식씨(35회)도 마찬가지.

언론 선후배 도 한판

군산은 군산고를 졸업한 강현욱 전 기획원차관(민자)과 고2때 군산고에서 이리농고로 전학한 채영석(민주)의원을 놓고 동문회에서 혈통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전북 부안의 경우는 고명승씨(민자)와 무소속출마 예정자인 최규환씨가 각각 육사 15-14기. 평소 선후배간 율법을 강조하는 육사출신의 대결이어서 흥미롭다.

동문성격은 아니지만 언론계 도 유독 다른 업종에 비해 선후배를 따진다는 점에서 언론인간 대결도 관심.

성동을의 경우,한국일보 출신의 민주당 조세형의원과 영남일보 출신의 민자당 김도현위원장이 펜 아닌 몸 으로 맞대결중. 송파갑 역시 부산mbc 보도국장 출신의 민자당 김우석의원과,중앙일보 출신의 민주당 김희완위원장,한국일보 출신의 국민당 조순환씨가 선후배지간 임을 제쳐둔채 혼전중이다. <이연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