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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들 별 소득 없이 상처만 남아
과로사 방지 협의 뒤로 미루고 택배기사 몫 수수료 인상은 빠져

작년 12월 28일부터 파업을 벌여온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이 2일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과 협상을 타결하고 64일간에 걸친 파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며 핵심 요구 사항으로 내세웠던 '택배비 인상분 노조몫 확대'와 과로사 방지를 위한 표준계약서 부속합의서 개정은 합의 내용에서 빠져, CJ 본사 점거와 물류센터 시위까지 벌였던 노조는 별 소득 없이 파업을 접게 됐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즉시 파업을 종료하고 7일부터 현장에 복귀한다"며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앞서 택배노조와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연합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협상을 벌였다. 협상에서 노조 측은 '서비스 정상화에 적극 참여하고 향후 파업을 하게 되더라도 대리점들이 법적으로 허용된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리점들은 대신 이번 파업과 관련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협조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는 노조 추산 7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합의문 발표 직후 "투쟁으로 승리를 쟁취했다"며 만세 삼창을 외쳤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서는 택배노조가 요구해온 택배기사 몫 수수료 인상이 빠졌다. 특히 노조가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며 반발해온 '표준계약서의 부속합의서' 문제도 오는 6월 30일까지 마무리한다는 선에서 타협됐다. 표준계약서는 작년 1월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것으로, '주 60시간 이내 업무' 등 과로사 방지가 핵심 내용이다. 부속합의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CJ대한통운 대리점 측이 제시한 것으로 '주 6일 노동' '당일 배송 원칙' 등을 담고 있다. 노조는 이런 내용이 오히려 과로를 유발한다며 반발해왔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표준계약서 작성은 사회적 합의 이후 애초에 하기로 했던 것이고, 노조가 얻은 것이라곤 부속합의서 관련 논의를 한다는 약속과 시한을 받은 것뿐"이라며 "노조가 애초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워 파업하면서 소비자만 불편을 겪고 택배기사들은 두 달 치 수익을 고스란히 잃었다"고 지적했다. 기고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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