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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아이가 거부하는데도 억지로 고기 반찬을 먹인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아이의 감정이나 의사와 상관없이 어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위를 강요하는 것도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울산지법 형사4단독 박주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보육교사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과 15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11월 자신들이 근무하는 울산 한 어린이집에서 세 살 원생이 거부하는데도 억지로 고기 반찬을 먹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당시 피해 아동이 울면서 거부하는데도 고기 반찬을 올린 숟가락을 아이 입에 넣었다. 아이가 고기를 뱉어내자 A씨는 새 고기를 숟가락에 얹어 억지로 다시 먹인 뒤 아이가 뱉지 못하게 숟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A씨는 이 아이가 고기를 씹지 않고 가만히 있자 다른 반 담임인 B씨를 불렀고, B씨 역시 울면서 거부하는 피해자 입에 억지로 고기를 올린 숟가락을 집어넣었다. 이 상황은 약 20분간 여러 차례 반복됐고, 다른 원생들도 지켜봤다. 피해 아동은 이 일을 겪은 뒤 불안, 수면장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 등을 보였다. 이에 피해 아동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B씨는 "아이가 고기를 먹어보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고기를 먹이려고 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동이 교사들의 설득에 잠시 고개를 끄덕이거나 손가락 약속을 했더라도 울거나 고기를 뱉는 행동으로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아동의 감정이나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어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행위를 강요하면 정서적 학대가 될 여지가 있다"며 "이 사건도 정도가 지나쳐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악의적 학대나 고의는 없어 벌금형만으로 재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기고자 :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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