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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배런코언 지음｜강병철 옮김｜디플롯｜408쪽｜2만4800원

앨은 네 살 때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사람에겐 관심이 없었고, 사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이 정한 규칙대로만 움직였다. 한 교사는 알의 뇌가 "맛이 갔다"고 했다. 결국 홈스쿨링을 시작한 알은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지하실에서 실험을 시작했다. 전구를 비롯해 놀라운 기술을 발명해 세상을 바꾼 토머스 앨바 에디슨의 어린 시절이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발달정신병리학 교수인 저자는 발명과 자폐 간 흥미로운 연결점을 발견했다. 인간의 뇌에는 질문-가설 수립-실험을 반복하며 패턴을 찾는 '체계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체계화 성향이 고도로 발달한 과학자와 자폐인이 비슷한 운영 체제를 갖고 있음을 밝혀낸다.

사람 대신 사물과 패턴에 집중하는 성향은 환경에 따라 장애가 될 수도, 비범한 능력이 될 수도 있다. 인간 정신의 다양성에 대한 놀라운 발견을 사려 깊은 문장으로 풀어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자폐인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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