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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원 8명은 주변 어선에 구조

제주 서귀포 마라도 인근 바다에서 갈치잡이 어선이 전복돼 한국인 선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실종자를 찾던 해경 대원 1명은 거센 파도에 밀려 요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1일 제주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4분쯤 제주 서귀포 마라도 서쪽 20여km 바다에서 33t급 갈치잡이 어선 한 척이 높은 파도에 뒤집혔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5명, 베트남인 선원 5명 등 총 10명이 타고 있었다. 선원 8명은 사고가 난 뒤 근처에서 조업 중이던 다른 어선에 구조됐다. 이 가운데 한국인 선원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숨졌다. 또 한국인 선장과 다른 한국인 선원 1명은 실종됐다.

해경에 따르면, 사고 어선 선장은 배가 전복되기 직전 급하게 '침몰한다'는 무전을 보냈고, 이를 들은 주변 어선이 오전 7시 19분쯤 수협중앙회 제주어선안전조업국에 처음 사고 신고를 했다고 한다. 조업국 측은 7시 24분쯤 이 사실을 해경에 알렸다. 해경 관계자는 "선장의 무전을 들은 주변 어선 2척이 선원 4명씩 모두 8명을 구조했다"고 말했다.

당시 사고 해역에는 초속 16∼18ｍ의 강한 바람이 불고 5ｍ 안팎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출동한 해경은 이러한 상황에서 구조와 수색 작업을 벌였다. 해경 항공구조사 박승훈(34) 경장이 실종자를 찾으려고 뒤집힌 선체 위에 올라갔다가 높은 파도에 휩쓸려 요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당했다.

박 경장은 오전 8시 19분쯤 헬기를 타고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 인양용 줄을 타고 뒤집힌 어선 선체 위로 내려갔다. 박 경장은 뒤집힌 선체 내부의 에어포켓(Air Pocket·공기층)에 실종자가 살아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선체는 거친 파도에 심하게 흔들렸다. 박 경장은 고무망치로 선체를 두드리며 실종자를 찾던 중 파도에 휩쓸렸다. 박 경장은 곧바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요추 1·2번 골절 진단을 받았다.

해경은 전복된 갈치잡이 어선이 지난 28일 오전 9시 39분쯤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출항해 조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생존자인 박재현(46) 기관장은 "조업 중 배 옆쪽으로 너울성 파도(바람에 의해 생기는 큰 파도)가 치면서 갑자기 배가 뒤집혔다"고 말했다. 그는 "너울성 파도가 한 차례 덮치자 조타실에 있던 선장이 배를 돌리려고 했는데 배가 움직이지 않고 45도로 기울기 시작했다"며 "그때 다시 한번 너울성 파도를 맞았고 이후 배는 오른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했다.

해경은 경비 함정과 항공기 등을 현장으로 보내 실종된 선원 2명을 찾고 있다. 기고자 : 제주=오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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