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한화 신인 문동주 입단 이후 대전 홈구장서 첫 피칭훈련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한 신인 투수의 투구를 보려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정민철 단장 등 한화 구단 관계자들이 불펜에 잔뜩 모였다. MLB(미 프로야구) 노사 협상이 길어지면서 전 소속팀 한화와 함께 훈련 중인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도 투수 뒤쪽 '명당'에 자리를 잡고 까마득한 후배의 피칭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화 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그는 2022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은 우투수 문동주(19)다. 2003년 12월 23일생으로 KBO(한국야구위원회) 등록 선수 중 가장 어린 문동주는 주머니 속 송곳처럼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퓨처스(2군) 훈련장이 있는 서산에서 몸을 만들어온 문동주는 이날 입단 후 처음으로 대전 홈구장에서 공을 던졌다. 스스로 "90%의 힘으로 던졌다"고 할 만큼 전력을 완전히 다하지 않았지만, 최고 구속은 시속 155㎞를 찍었고 평균 구속도 151㎞에 달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이날 문동주의 실제 피칭을 처음 본 수베로 감독은 스카우트팀에 다가가 "좋은 선수를 뽑아줘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넸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는 "그는 주목받기 위해 태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류현진도 문동주의 투구가 끝나자 고개를 끄덕거리며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이 시기에 이렇게 준비되어 있는 투수는 처음 봤다"며 놀라워했다.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는 "'롤 모델'인 류현진 선배님을 비롯해 많은 분이 오셔서 최대한 뒤를 안 보고 던지려 했다"며 "선배님이 '사람들 많다고 긴장하지 말고 평소 페이스대로 던지라'는 말을 해주셔서 편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청백전 5회말엔 특별 해설위원으로 구단 유튜브 방송 중계석에 앉았다.

중학 시절까지 3루수로 뛰다가 광주 진흥고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로 활약한 문동주는 "해마다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내 장점"이라며 "올해도 발전을 거듭한다면 신인왕의 꿈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화는 2006년 류현진 이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문동주는 "점점 공도 빨라지고 있다. 내년 쯤엔 시속 160㎞에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한화로선 '수퍼 루키'의 등장이 반갑기만 하다.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 김민우 등 수준급 1~3선발에 문동주가 착실하게 성장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면 투수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화의 새 희망으로 떠오른 문동주는 188㎝, 98㎏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포수 미트를 찢을 듯한 힘은 투해머 국가대표를 지낸 아버지 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에게 물려받았다. 문동주는 "아버지가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표팀 코치로 다녀오셨다"며 "아버지와 아시안게임에 함께 나가자는 얘길 어릴 때부터 많이 했는데, 올해 항저우에서 그 꿈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탈꼴찌를 간절히 바라는 한화 팬들은 문동주에게 벌써 '대전 왕자님' '대전의 아들' 등의 별명을 붙여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문동주는 최근엔 강재민 등 투수 선배들과 함께 유튜브 채널에 나와 가창력을 뽐내며 확실한 팬서비스를 했다. 그는 부끄러운 듯 "노래는 잊어 달라"며 "저는 노래가 아닌 야구로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겠다"며 웃었다.

[그래픽] 한화의 특급 루키 문동주 기고자 : 대전=장민석 기자
본문자수 : 169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