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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활동으로 감찰 대상 된 검사 사표 내고 출판기념회 홍보 나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는 일부 현직 검사들의 처신이 비판받고 있다. 이들은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마 관련 활동을 하다가 감찰을 받거나, 직무 관련 범죄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으면서 출마를 준비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사표를 수리하든 말든 이들의 출마에 제동을 걸 법적 장치는 없다.

서울중앙지검 김상민 부장검사는 지난 추석을 앞두고 고향 주민들에게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10월 국감에서 문제가 됐다. 박대범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은 정치권 인사와 접촉한 일이 최근 논란이 됐다.

대검 감찰위는 김 부장검사를 감찰한 뒤 지난달 28일 '검사장 경고' 처분을 검찰총장에게 권고했고, 박 전 지청장 감찰은 현재 진행 중이다. 그러자 김 부장검사는 사표를 제출하고 출판 기념회 홍보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에 '격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김 부장검사뿐만 아니라 박 지청장까지 다른 지역으로 좌천성 인사를 냈다. 두 사람 처신이 검찰의 정치 중립성을 훼손한 행위로 본 것이다.

한편, 지난 정부 때 대표적 친문(親文) 검사로 꼽혔던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신성식 연구위원도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표를 냈다. 이 위원은 '김학의씨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신 위원은 'KBS 검언유착 오보(誤報) 제보 사건'으로 각각 기소돼 재판받고 있다. 그러나 비위와 관련해 기소된 공무원이 낸 사표는 수리하지 못하게 돼 있다. 한 법조인은 "검사장급인 두 사람은 매월 기본급만 870만원 넘게 받으면서 출판 기념회나 방송 출연을 통해 총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사표 수리 여부에 상관없이 이들이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황운하 판결' 때문이다.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대전경찰청장 시절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에서 사표를 제출했고 이 사표가 수리 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2020년 후보자 등록을 했다.

그런데 선거법에는 '총선에 출마하려는 공무원은 90일 전에 사직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2021년 4월 "오로지 공무원의 사직원 접수 시점만을 기준으로 후보자 등록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선거 90일 전'에 사직원만 제출하면 출마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당시 주심은 민변 회장 출신 김선수 대법관이었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비위나 감찰을 받는 공직자의 경우, 총선 출마를 제한하는 법 개정이나 판례 변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고자 :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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