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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D-3

'평창의 영웅들'이 베이징에 뜬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금1, 동2로 역대 최고 성적(종합 16위)을 냈다. 그때 그 메달리스트들이 오는 4일 막을 올리는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서 다시 한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 최초 동계 패럴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신의현(42·창성건설)은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동메달을 따내고 '눈물의 애국가'를 불렀던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노린다.

◇더 강해진 '평창 영웅' 신의현

신의현은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통틀어 한국 설상 종목 첫 금메달리스트다. 2006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그는 휠체어 농구와 아이스하키를 거쳐 2015년 노르딕스키에 입문했고, 평창 대회 크로스컨트리 좌식 7.5㎞ 금, 좌식 15㎞ 동메달을 따내 한국 패럴림픽 대표팀 간판으로 떠올랐다. 당시 38세 나이로 첫 패럴림픽 무대에 섰던 그는 마흔두 살에 두 번째 패럴림픽 출전을 앞뒀다. 이번 대회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총 6개 세부 종목에 출전한다. 신의현은 "평창 때는 떨리고 긴장이 많이 됐지만, 지금은 많이 침착해진 것 같다. 대회를 앞두고 무리하지 않아서 몸 상태도 평창 때보다 훨씬 좋다"고 했다.

이번 대회는 평창보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할 전망이다. 당시 국가 차원 도핑으로 인한 징계로 30명만 NPA(패럴림픽 중립 선수)로 참가했던 러시아가 이번에는 RPC(러시아패럴림픽위원회)란 이름으로 71명이 출전한다. 그중에는 이반 골룹코프 등 이 종목 강자들이 포진해 있다. 이탈리아와 캐나다, 미국 선수들도 상승세다.

신의현은 그럼에도 "2연패가 목표"라고 선언했다. 올 1월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크로스컨트리 18㎞ 2위에 오른 그는 "베이징 패럴림픽 직전에 메달을 획득해 자신감을 얻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담감을 이겨내고 과감히 도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평창 대회 이후 두 다리 길이 차이 탓에 몸의 균형이 깨져 잦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양쪽 근육을 정밀 분석하는 맞춤형 훈련으로 근력을 키워 이를 극복했다. 더 강해진 체력에 힘입어 폴 길이도 늘렸다. 또 사격 훈련에 열중해 바이애슬론에서도 메달에 도전한다.

◇조직력으로 뭉친 아이스하키

스케이트 대신 썰매를 타고 퍽을 날리는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선수 17명 중 11명이 평창 멤버다. 현재 미국,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세계 랭킹 4위인 한국은 '평창에 이어 제2의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를 펼친다.

경기가 끝날 때마다 눈물을 흘려 '울보 캡틴'이란 별명을 얻었던 한민수(52)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나선다. 평창 대회를 마치고 은퇴한 그는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는 한편 빙판 밖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패션쇼 무대에 선 데 이어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했고, 장애인 선수와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에이전시를 차리기도 했다.

지난해 4월 장애인 선수 출신 최초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한 감독은 부임 2개월 만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예상을 깨고 팀을 4위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20년 가까이 선수들과 함께한 만큼 소통 능력도 강점이다. 최근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그는 오는 3일 베이징으로 향해 선수단과 합류한다.

평창 동메달의 주역이었던 장종호(38·강원도청)가 이번 대회 주장을 맡았다. 장종호는 2010 밴쿠버, 2014 소치와 평창에 이어 베이징까지 4회 연속 동계 패럴림픽 무대에 나선다. 큰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와 넓은 시야를 통한 어시스트 능력을 앞세워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를 세계 상위권으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장종호는 "우리 팀의 강점인 조직력과 팀워크를 통해 러시아 등 강팀을 상대로도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했다.

[그래픽]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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