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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케이시 지음 | 홍주연 옮김 | 까치 | 488쪽 | 2만3000원

'트와일라이트 존'. 빛이 닿지 않는 200~1000m 심해를 말한다. 미국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하와이에서 잠수정을 타고 그곳에 뛰어들었다. 외벽에 1㎜만 균열이 생겨도 순식간에 목숨을 잃는다. 창 너머엔 검푸른 정적. 2시간 하강 동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저자는 "시간의 틈새로 떨어지듯 미끄러져 내려갔다"고 적었다.

불현듯 해파리 한 마리가 지나갔다. 금빛 심장처럼 몸이 박동하고 있었다. 잠수정은 플래시를 켰다. 수많은 미세 어류와 무척추동물들이 일제히 빛을 켜 화답했다. 심해의 '유성우'를 만난 순간이다. 저자는 깊은 바다에서 느낀 경이와 감동을 자연 다큐멘터리처럼 풀어낸다.

심해의 역사도 생생하게 담았다. 심해 생물의 존재를 어떻게 증명했는지, '가장 깊은 바다'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 챌린저 해연(수심 1만1000m)에 어떻게 도달했는지. 이 논픽션은 해저 탐험가들을 "위가 아닌 아래로 내려가는 우주 비행사"라고 불렀다. 심해 자원 착취·생태 파괴 같은 환경 문제도 꼬집는다. 기고자 : 박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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