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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차 추경 처리 강행… 소비쿠폰·특활비 등 1.3조 증액
'성장률 0.1~0.2%p 상승' 분석… 저성장 뒤집기엔 역부족
국민의힘이 불참한 채 열린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2차 추경을 강행 처리했다. 30조5000억원이었던 당초 정부안보다 1조3000억원이 늘었다.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지급액을 1인당 최대 52만원에서 최대 55만원으로 늘리는 등의 조정으로 증액됐다. 또 작년 말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82억원 중 41억원을 되살리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추정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은 0.8%다. 경제 기초 체력을 보면 한국 경제는 2%는 성장해야 한다(잠재성장률 기준). 정상적인 성장 속도의 반 토막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의 덫에 빠진 올해 한국 경제에서 추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침체가 심해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할 때"라며 "국가 재정을 이제 사용할 때가 됐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추경만으로 저성장 추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일 외신 인터뷰에서 "정부가 최근 발표한 추경안은 연간 성장률을 0.2%포인트 정도 올릴 것"이라고 했다. 4일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바클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지난달 말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 평균은 0.9%로 추경에 따른 경제 효과가 반영돼 전달보다 올랐지만, 그 폭은 0.1%포인트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급한 불'을 끄는 추경에 그치지 말고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을 되살리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실물 경제가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며 "과감한 규제 완화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신산업을 키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하고 4일 정부안보다 1조원 넘게 불어난 2차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추경으로 인한 올해 성장률 상승 폭은 0.1~0.2%포인트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는 지난 5월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을 마련한 데 이어, 이번에 2차 추경으로 31조8000억원을 편성해 민생 회복 소비 쿠폰 등으로 재정을 풀기로 했다. 그런데 이 같은 돈이 경제에 투입돼도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재정이 바로 100% 소비, 투자 진작으로 연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부 돈 투입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늘어나는 것을 정부지출승수라고 하는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정부지출승수를 0.4~0.5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예산을 1원 쓰면 GDP는 0.4~0.5원 늘어난다는 뜻이다. 이에 이 총재는 최근 추경 편성으로 성장률이 0.2%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또 작년 3월부터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하거나 낮춰온 글로벌 투자 은행들이 이번 추경 국회 통과를 앞둔 지난달 말 16개월 만에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지만 평균 0.8%에서 0.9%로 0.1%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2차 추경으로 성장률 0.8→0.9%"
추경이 어떤 효과를 보일지는 민생 회복 소비 쿠폰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의 핵심 사업은 내수를 살리기 위한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지급이다. 기존 정부안보다 국회에서 증액된 부분도 대부분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사업이다. 1인당 지급액이 최대 52만원에서 55만원으로 늘었고, 지자체 예산의 부담은 줄이고 중앙정부의 부담을 늘리면서 1조9000억원이 늘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추경에 따른 성장률 증가 폭이 0.14~0.32%포인트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의 소비 유발 효과가 커서 성장률이 0.32%포인트 증가할 경우 올해 성장률은 한국은행의 6월 전망(0.8%)에서 1.12%로 올라간다. 반면 소비 유발 효과가 작을 경우 성장률은 0.94%로 0.14%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산정책처는 봤다.
하지만 2021년 전 국민 소득 하위 88%에게 지급된 1인당 25만원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사례를 보면 3개월째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를 되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당시 지원금을 받지 않았더라면 하지 않았을 소비를 지원금 때문에 늘린 소비액은 지원금의 19.2~36.8%에 그쳤다.
건설업과 제조업 등 다른 연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산업이 부진한 가운데 지금의 현금성 추경이 '급한 불 끄기'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차 추경이 집행되기 시작한 5월 산업 생산은 1.1%, 설비 투자는 4.7% 감소했다. 3월부터 두 달간 줄었던 소비도 보합세를 기록해 3개월째 반등에 실패했다. 가전제품, 화장품, 신발 등의 판매가 줄었고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부진세가 악화된 결과다.
정국 혼란에 따른 경제 컨트롤타워 부재 장기화도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지명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정식 취임하기 전까지 전 정부 말부터 이어진 1차관 대행 체제가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추경은 소화기… 진짜 대책 나와야"
전문가들은 두 차례 추경이 마무리된 만큼, 건설 경기를 살리고 물가를 잡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은 급한 불을 끄는 소화기 용도이고 문제가 커지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할 뿐이지 추경으로 경제를 성장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소비 쿠폰 등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수준의 추경으로 경기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 침체 핵심 원인이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재정 투입이 늘어나야 한다"고 했다. 가공식품, 외식 등 밥상 물가 상승으로 씀씀이가 줄어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도록 물가 대책이 추가로 나와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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