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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토, 도로로(마를 갈아서 만든 음식), 오크라, 메카부(미역귀), 나메코(나도팽나무버섯). 일본인이 즐겨 먹는 이 식재료들은 모두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식감을 갖고 있다. 일본어로는 이런 식감을 '네바네바(ねばねば)'라고 한다. 이 끈적한 식감의 정체는 '무친'이라는 점액 성분이다. 무친에는 위 점막을 보호하고 기력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무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 네바네바 음식을 자주 섭취한다.

한일 양국이 사용하는 식재료는 대부분 비슷하지만, 끈적하고 미끈거리는 음식은 확실히 일본에 더 많은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접해와서 그런지 일본에선 거부감 없이 먹는 사람이 많지만, 외국인에게는 호불호가 갈린다. 청국장은 잘 먹지만 낫토는 먹기 어렵다는 한 한국인은 "맛이나 냄새 때문이 아니라 끈적한 식감이 징그럽게 느껴진다"고 했다. 또 다른 한국인 친구는 "콧물을 먹는 것 같아서 싫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니 맛있었다"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맛과 식감에 빠졌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일본의 우설 전문점에서 곁들여 나오는 도로로가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한국에선 주로 마를 미숫가루에 넣어 마시지만, 간장과 함께 갈아낸 도로로는 마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일본에서 다양한 네바네바 요리를 드셔 보셨으면 한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메뉴는 일본 가정식 체인 오토야의 '네바네바 고바치(ねばねば小鉢)'다. 연두부 위에 낫토, 도로로, 오크라, 노른자 등 네바네바 식재료들을 얹은 반찬이다. 정식 메뉴에 추가해 먹기에 부담도 없고, 영양 보충에도 좋다. 또한 일본의 편의점에서는 여름철 메뉴로 도로로 소바와 각종 네바네바 반찬, 샐러드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 일본을 찾은 여행객도 네바네바 음식으로 더위를 이겨내 보면 좋겠다. 기고자 : 에노모토 야스타카 '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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