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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학원 찬스 필요 없게 개선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모씨는 학기 중엔 주말 가족 여행을 가지 않는다. 학교에서 내준 수행평가를 하느라 바쁜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도와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아이가 수행평가 보고서나 글짓기 초안을 작성하면 이후 맞춤법을 확인하고 비문을 고쳐주는 건 내 역할"이라며 "수행평가로 늘 잠이 부족한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논문이나 옛날 기사 등의 자료를 대신 찾아줄 때도 많다"고 했다.

이씨처럼 부모가 집에서 도와주는 경우가 많아 '부모 숙제'라고도 불렸던 수행평가가 사라질 전망이다. 교육부는 "수행평가의 본래 취지를 살리고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학기부터 모든 수행평가는 수업 시간에 이뤄진다는 원칙을 철저히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앞으로 시도교육청은 매 학기 시작 전에 모든 학교의 수행평가 계획을 점검해 부모나 학원이 도와줄 가능성이 높거나 학생이 수업 시간 외에 추가로 시간을 들여 자료를 조사해야 하는 수행평가는 치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행평가는 암기식 지필평가(중간·기말고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9년 도입됐다. 학생들의 학력을 다양한 방식으로 점검하고, 배우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취지가 있었다. 그런데 한 학기에 과목당 3~5회씩 총 30~50회가량 실시되고 숙제로 내주는 경우가 많아 학생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대부분 부모나 학원에서 도와줘 '부모 숙제' '학원 숙제'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4월 한 학부모는 국회 국민 동의 청원에 "수행평가가 본래 목적을 잃고 과도한 스트레스를 초래하니 폐지해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교육부는 지금도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수행평가는 내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2020년 모든 수행평가를 수업 중에 하도록 하고 과제로 내주지 않도록 하는 지침도 만들었다. 그런데도 학교에서 이를 지키지 않자, 이번엔 교육청이 학기마다 일선 학교의 실태를 점검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수행평가 횟수가 너무 많거나 특정 기간에 여러 수행평가를 몰아서 하는 것도 사전에 못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오주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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