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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얕지만 미끄러워 주의

최근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다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5~6월 두 달 새 4명이 숨졌다. "다슬기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오후 11시 53분쯤 경북 영천 한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80대 A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하천 수심은 30㎝ 안팎이다. 같은 날 오후 10시 48분쯤 충북 보은 하천에서는 80대 B씨가 다슬기를 잡다가 물에 빠져 숨졌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다슬기를 잡다가 숨진 사람은 15명이다. 한 해 평균 5명꼴이다. 올해는 벌써 4명이 숨졌다.

무릎 높이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던 사람들이 왜 잇따라 익사하는 걸까.

다슬기는 자갈이나 돌에 붙은 이끼, 수초 등을 먹고 산다. 이 때문에 다슬기가 많이 서식하는 곳은 특히 미끄럽다. 경북 영천소방서 관계자는 "맨발로 들어가 다슬기를 잡다가 미끄러져 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천 가장자리는 수심이 얕지만 가운데는 움푹 파여 깊은 곳도 많다. 물살이 빠른 여울도 있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에 따르면, 다슬기는 요즘처럼 더운 날이면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깊은 바닥에 모인다.

야행성이라 밤에 더 많이 나온다. 이를 노리고 밤에 다슬기를 잡는 사람도 많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명예교수는 "허리를 숙이고 물속만 집중하다 보면 수심이나 물살을 놓치기 쉽다. 밤에는 더 위험하다"고 했다.

다슬기를 잡는 사람은 대체로 노인이다. 올해 다슬기를 잡다 숨진 4명 중 3명도 노인이었다. 노인들은 갑자기 미끄러지면 정신을 잃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심이 얕은 곳에서도 익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슬기는 5~9월이 제철이다. 가격이 1㎏당 4만원 수준으로 올라 직접 잡는 사람이 늘었다고 한다. 기고자 : 영천=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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