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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펼친 '나니아 작전'
요원 잠입 등 공습 준비만 15년

이스라엘은 지난달 단행한 대(對)이란 공습을 통해 이란 핵무기 개발을 주도하던 과학자 11명을 사살했다. 향후 핵 개발 프로그램을 재가동시킬 수 있는 두뇌들이 한꺼번에 제거됐다는 점에서 이란 입장에서는 핵 시설 파괴나 군 수뇌부 제거보다 더 큰 타격이 됐다는 평가다. 핵 과학자 제거를 목적으로 이스라엘이 치밀한 준비 끝에 전개한 작전의 전개 과정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이스라엘군의 이란 핵 시설 폭격 및 군 수뇌부 사살과 함께 진행된 핵 과학자 제거 작전의 이름은 '나니아 작전'이다. C S 루이스의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 제목에서 이름을 땄다. 나니아는 소설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환상 속 세계를 말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과학자들이 방공호로 대피하거나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도록 이들을 밤중에 동시 암살하는 작전을 세웠다. 기획자들조차 판타지 소설처럼 비현실이라고 생각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작전에 사용되는 무기 등 세부 사항은 핵심 인력을 제외하곤 극비리에 부쳐졌다.

'나니아 작전'의 타깃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핵심 두뇌들이었다. 이번 작전으로 사망한 대표적 인물은 이란 원자력기구(ATO) 전 사무총장을 지낸 페레이둔 아바시데바니다. 아바시데바니는 이전부터 이스라엘이 제거 대상으로 점찍어 온 인물이다.

아바시데바니와 함께 사살된 모하마드 메흐디 테란치는 이론물리학자로, 폭발력이 강한 폭약 개발을 지휘했다. 중성자를 연구한 핵물리학자 아흐마드레자 졸파가리 다리아니와 원자로 물리학자 압둘하미드 미누셰르도 '나니아 작전'으로 사망했다. 이 밖에 핵무기, 원자로 개발과 핵물질 처리 등 기술 발전에 기여한 재료공학·기계·화학공학 분야 전문가들이 이날 공습으로 사망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휴전에 들어가기 하루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폭발물 프로젝트 감독자였던 사예드 세디기 사베르가 이란 북부 길란 주에서 이스라엘 추정 공격으로 사망했다. 그는 13일 '나니아 작전' 당시 대피해 목숨을 건졌지만 11일 뒤 목숨을 잃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이 사살한 이란 핵 개발 인력은 11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해외 정보 기관인 모사드 요원들을 이란으로 잠입시키며 15년에 걸쳐 이번 작전을 준비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한 이스라엘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스라엘 채널12에 "군 지휘부와 기술 장비는 쉽게 교체할 수 있지만 핵 과학자들이 보유한 지식 수준을 파악하는 데는 훨씬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기고자 : 김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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