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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대회 결승전 최고령 득점

호날두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불혹(不惑)의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0·알나스르)는 지난 9일(한국 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건재(健在)를 증명했다. 독일과 치른 준결승전에서 역전 결승골로 조국을 결승으로 이끈 그는 스페인과 치른 결승전에서도 1-2로 뒤지던 후반 16분 동점골을 넣었다. 승부차기 끝에 5대3으로 포르투갈이 우승하자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그라운드에 얼굴을 박은 채 펑펑 울었다.

결승전은 스페인의 2007년생 스타 라민 야말(18·바르셀로나)과 '신구(新舊)' 축구 은하계 충돌로도 관심을 끌었다. 호날두는 야말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다. 결과는 호날두의 우위. 호날두는 이번 대회 8골로 득점 순위에서도 2위에 올랐다.

호날두의 결승전 동점골은 그의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통산 138호. 전 세계 역대 최다이면서 자기 기록을 스스로 계속 갈아치운다. 40세 123일 나이에 넣은 그 골은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남미 코파 아메리카 등 주요 국가 대항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골을 넣은 최고령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A매치 221경기 출전 기록도 역시 가장 많다. 클럽 소속으로 넣은 골까지 더한 프로 통산 득점은 938골. 이 역시 공식 기록으로는 최다다. 브라질의 펠레가 1279골을 넣었다는 기록도 있지만, 영국 BBC는 "친선 경기를 포함한 수많은 비공식 경기를 포함해 공인 기록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기록은 우연이 아니다. 초년병이던 스포르팅(포르투갈) 시절부터 스타로 발돋움한 이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 시절까지 늘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와 가장 늦게 귀가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식 훈련 외에도 일주일에 네다섯 번 최대 4시간씩 별도 체력 훈련을 한다.

식단 관리도 철저하다. 설탕이 들어간 음식과 탄산음료, 술·담배는 입에 대지도 않는다. 채소와 닭고기, 생선 위주로만 식사를 한다. 맨유 시절 동료 파트리스 에브라(프랑스)가 호날두 집에 점심 식사 초대를 받았는데, 소스와 소금 등 양념이 되지 않은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고 공놀이와 수영, 사우나만 하고 돌아왔다는 일화도 있다. 신체 회복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90분짜리 낮잠을 하루 다섯 번 자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덕분에 그의 신체 나이는 여전히 20대 후반이라고 한다.

집요한 승부욕도 원동력이다. 스페인과 치른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그는 동점골을 넣은 후 허벅지 통증으로 후반 막판 물러나 승부차기를 벤치에서 지켜봤다. 긴장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종일관 자기 눈을 손으로 가리거나 얼굴을 동료 품에 감췄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는 오열했다.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 3회, 스페인 라리가 우승 2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2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5회 등 숱한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세계 최고 축구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만 다섯 차례 받은 그가 여전히 승리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호날두는 이번 우승으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세 번째 국제 대회 정상에 올랐다.

도전은 끝이 아니다.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한다. 호날두는 2006 독일 월드컵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개근하며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잔루이지 부폰(이탈리아) 등과 함께 역대 최다 출전(5회) 타이 기록을 갖고 있다. 그중 호날두가 유일하게 다섯 대회 연속 득점도 했다. 내년 월드컵에서 메시와 나란히 6회 출전 기록을 세울 전망. 호날두는 "네이션스리그 우승으로 내년 월드컵에서 세계 어느 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소속 팀인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나스르와 동행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호날두는 네이션스리그 우승 후 "미래에 변할 건 없다. 알나스르에 남느냐고? 그렇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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