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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여 명 몰리는 유럽 페스티벌서
메탈 밴드 '젤루식'과 협업 무대

윤도현(53)의 YB 밴드가 데뷔 30주년을 맞아 동유럽에 진출한다. YB는 8월 23일 크로아티아 바라주딘시(市)에서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 '슈판치르페스트' 오프닝 무대에 올라 처음으로 동유럽 관객들을 만난다. 이후 리예카, 자그레브 등의 도시를 순회하며 공연한다. '오디세이'로 이름 붙은 이번 프로젝트는 크로아티아의 유명 메탈 밴드 '젤루식'과 함께한다. 윤도현은 "바라주딘의 슈판치르페스트는 동유럽 지역 10만여 명이 몰려오는 대형 페스티벌"이라며 "향후 젤루식과 라이브 앨범도 함께 내고 싶다"고 했다.

9일 서울 마포구 공연장 롤링홀에서 만난 윤도현과 젤루식 리더인 디노 젤루식(33)은 20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마치 수십 년 지기처럼 보였다. 두 사람은 메탈로 끈끈하게 이어진 사이. 윤도현은 2021년부터 투병했던 희소암(위말트 림프종)의 완치 판정을 받으면서 최근 메탈로 선회했다. 그는 "투병 중 내면이 무너질 때마다 메탈을 들으며 힘을 얻었다"며 "이후 디노의 메탈 음악까지 추천받으면서 서로 연락이 닿았고, 지난해 11월 첫 영상 통화를 했다"고 했다. 윤도현은 "젤루식의 포효하는 노래 'Died'를 들으면 메탈의 진수를 느끼실 것"이라고 했다. 디노는 "YB의 노래 'Daydream'을 듣고 단번에 꽂혔다"며 "나 역시 힘들 때 메탈을 찾았기에 윤도현의 경험에 공감이 간다. 어떤 이에겐 소음 같겠지만, 누군가에겐 마치 피에 새겨진 듯 메탈의 파워가 큰 북돋음이 된다"고 했다.

두 밴드의 여정은 한국에서 먼저 시작된다. 윤도현은 디노와 함께 8월 16일 전주 록 음악 축제 얼티밋뮤직페스티벌(JUMF)을 시작으로 같은 달 19일 서울 롤링홀에 서고, 이후 크로아티아로 넘어가 동유럽 팬들을 만난다. 프로젝트명은 지난 2월 YB가 발매한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이자 메탈 음반인 '오디세이'의 이름을 따다 붙였다. 디노는 "크로아티아 관객들도 그 매력에 푹 빠질 것"이라고 했다.

두 밴드의 교류는 향후 민간 외교 차원에서도 활용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한국크로아티아대사관, 주한크로아티아관광청 등 양국 관계 기관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다. 이날 동석한 마르코 유르치츠 크로아티아 관광청 대표는 "투어 일정을 전부 촬영해 다큐멘터리 TV 쇼로도 제작할 것"이라며 "이를 기점으로 더 다양한 한국 음악을 크로아티아에 소개할 계획이다. 유명 K팝 기획사에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받아 논의를 추진 중"이라고 했다.

1995년 활동을 시작한 윤도현과 YB는 월드컵 응원가인 '오 필승 코리아'를 비롯해 '나는 나비' '잊을게' 등 숱한 명곡으로 사랑받아 왔다. 디노는 크로아티아에서 국민적인 인지도를 가진 데뷔 22년 차 스타이자 세계 정상급 메탈 보컬. 기타리스트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세 살에 음악을 시작했고, 2021년 딥퍼플의 전설적인 보컬 데이비드 커버데일의 하드록 밴드 화이트 스네이크의 보컬로 활동한 경력도 유명하다. 윤도현은 "며칠 전 저희 집에서 디노와 첫 잼(Jam·즉흥 연주)을 맞췄는데 정말 목소리가 끝내줬다. 1980~1990년대 전설적인 메탈 밴드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했다.

디노와 윤도현은 합동 무대에서 가장 보고 싶은 관객 반응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뮤지션)에겐 함성이 최고의 힘이죠."(윤도현) "소리를 힘껏 질러줬으면 합니다. 함성에는 언어의 벽이 없으니."(디노)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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