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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들어온 스테이블 코인

서울 중구에 있는 금융회사에 다니는 50대 직장인 A씨는 지난달 회사 앞 카페에서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로 커피 한 잔을 사 마셨다. 충전해 둔 테더 중 3200원어치, 즉 테더 2.3개(2.3달러)가 빠져나갔다.

A씨는 애플월렛에 홍콩 가상자산 결제 기업인 '리닷페이(RedotPay)'의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은 뒤 스마트폰을 찍는 방식으로 결제했다. 체크카드에 현금을 넣어놓고 결제하는 것처럼 리닷페이에 가상자산을 충전해두고 결제하는 방식이다. 충전해둔 테더를 달러로 전환한 뒤 이를 원화로 바꿔 결제하는 원리다.

국내에서는 애플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에서 이렇게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실물카드도 비자카드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를 쓰는 것과 똑같이 쓸 수 있다. 다만 고객이 스테이블 코인을 쓸 경우 이용 수수료(1%)나 원화 환전 수수료(1.2%) 등도 내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써보는 정도이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스테이블 코인이 일상생활에 들어오고 있는 추세다. A씨처럼 국내 가맹점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하는 경우도 있고, 국내에 온 외국인이 스테이블 코인을 달러나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수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서울 명동이나 N서울타워에는 스테이블 코인을 원화로 바꿔주는 현금 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 은행이나 환전소를 통하지 않고도 원화 현금을 뽑을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해외로 송금할 때도 스테이블 코인이 쓰인다. 유학생 출신 박모(32)씨는 "외국에 있는 친구에게 해외 직구를 부탁할 때 달러 대신 테더를 보낸다"며 "달러 송금은 하루 이상 걸리는데 테더를 쓰면 몇 분 만에 바로 보낼 수 있고 복잡한 계좌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돼 간편하다"고 했다.

가상자산·핀테크 업무를 담당하는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글로벌 게임사들은 이미 월급도 테더로 지급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한 번 스테이블 코인 결제 시장이 열리면 활용 분야가 더 넓어질 수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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