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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군사적 요충지 확보＂ 주장에… 우크라 ＂허위 정보, 심리전일 뿐＂

우크라이나를 3년 4개월째 침공 중인 러시아군이 전선 전반에서 공세를 강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8일 "제90근위전차사단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州) 서쪽 경계를 넘어 우크라이나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방향으로 진격했다"고 주장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는 철강과 기계공업, 군수 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우크라이나의 산업 중심지 중 하나다. 전쟁 초 러시아가 점령해 자국 영토로 강제 편입한 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주와도 인접한 전략적 요충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이날 "우리 군이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방면에 진출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정권에 대한 경고"라고 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러시아 지상군이 우크라이나 중부 내륙에 진입한 첫 사례가 된다.

지난 1일 우크라이나의 기습적인 드론 공습으로 장거리 전략폭격기 상당수가 파괴되는 타격을 입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서쪽으로 진격을 이어가는 동시에, 북부와 동남부 전선에서도 분산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미국이 중재하는 휴·종전 협정에 나서기보다 군사적 우위를 앞세워 우크라이나 군과 국민의 사기를 꺾고, 우크라이나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종전 조건을 강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러시아의 날조된 정보전"이라며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전투는 여전히 도네츠크주 내에서만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 측 발표는 심리전을 위한 허위 정보 유포"라고 일축했다. 남부방위군도 "우리 병사들이 방어선을 굳건히 지키며 러시아의 진격 시도를 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지원 의지를 흔들고,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고 가려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서쪽으로 진출했다는 증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래픽]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위치도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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