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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대 전투기 패권 경쟁

중국이 개발 중인 6세대 전투기 J-36으로 추정되는 사진이 최근 잇따라 공개되며 해당 기체의 성능과 역할에 대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도 현존 최강의 전투기로 평가받는 5세대 F-22 랩터의 후속작인 6세대 F-47 개발에 열중하고 있어 차세대 전투기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5세대 전투기가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 기능을 특징으로 한다면, 6세대는 여기에 유·무인기 합동 작전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더해 한층 강력해진 전투기를 뜻한다.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지상에 착륙해 있는 J-36 추정 기체의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SCMP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 가운데 가장 선명한 이미지"라며 "순항 능력, 전투용 드론(무인기)과의 협업 가능성 등 이전보다 많은 정보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유포된 사진은 J-36을 개발 중인 중국 쓰촨성 청두항공기공업그룹(CAC) 공장 일대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에도 J-36의 시험 비행 장면이 촬영돼 유포된 장소다.

공개된 사진 속 J-36은 미사일을 기체 내부에 수납하는 무장창(무기 저장고) 세 개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스텔스 기능을 시사한다. 스텔스 전투기는 레이더 전파 반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체 표면의 각도를 설계하는데, 구형 전투기처럼 미사일을 날개나 동체에 매달게 되면 정밀한 계산을 통해 얻은 최적의 표면 형상이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양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2인승 조종석도 특징이다. 한 명이 기체를 조종하고 다른 한 명은 이를 보조하거나 드론을 통제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 전문가 빌 스위트맨은 SCMP에 "1950년대 이후 공대공(空對空) 전투기 가운데 이런 좌석 배치를 채택한 사례는 없었다"며 "공대지(空對地) 임무까지 감안한 설계로 보인다"고 했다. 맬컴 데이비스 호주 전략정책연구소 분석관은 "전투 반경 최대 3000㎞로 5세대의 2~3배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6세대 전투기 F-47 개발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3월 보잉사를 주 계약자로 선정했고, 지난달엔 데이비드 올빈 공군참모총장이 "미 공군은 앞으로도 속도, 기동성, 살상 능력 측면에서 최고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F-47의 일부 사양을 담은 그래픽 이미지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F-47은 F-22보다 높은 수준의 스텔스 기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더 회피 능력이 향상되고 적외선 탐지와 시각적 노출까지 최소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F-47의 전투 반경은 약 1852㎞ 이상으로 F-22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전투기 도입에는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간다. 드론이 핵심 무기로 떠오른 현대전에서 전투기는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그러나 미·중이 전투기 개발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드론과 달리 초음속 비행과 공대공 전투가 가능한 전투기는 공중 전력의 핵심이다. 자국 영토 밖으로 군사력을 전개할 때도 원거리 비행이 가능한 전투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투기의 세대 구분

현대 전투기의 발달 단계를 시대순으로 나눈 것이다. 제트 엔진이 1세대, 초음속 비행이 2세대, 레이더와 공대공 미사일로 가시거리 너머의 전투가 가능해진 전투기가 3세대다. 컴퓨터 비행 제어 시스템은 4세대, 스텔스 기능은 5세대의 특징으로 꼽힌다. 6세대는 인공지능(AI)과 무인 전투기 통합 기능, 레이저 무기 등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 많다.

[그래픽] 美·中 '6세대 전투기' 주요 특징 기고자 :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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