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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중지법' 12일 국회 통과하면
野·시민단체, 헌법소원 낼 가능성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9일 '헌법 84조'를 근거로 재판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의 재임 중 재판을 중단시키는 이른바 '재판 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오는 12일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 대통령이 당선 전 기소된 형사재판 5개를 모두 중단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이 대통령의 재판 중단은 임기 내내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선 재판중지법이 통과될 경우, 법이 시행되기 전 야당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헌법소원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헌법 84조'를 무력화하는 위헌 법률이어서 헌재에 최종 판단을 구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특권'은 명시된 대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소추의 의미를 '기소'를 넘어 '이미 기소된 사건의 재판'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위헌으로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재판 중지법이 다른 헌법 조항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 68조 2항은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이호선 국민대 교수는 "대통령 당선자가 판결로 자격을 상실하는 상황을 전제하는 것은, 대통령도 형사재판 등에서 판결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재판 중지법은 당선과 동시에 재판을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어서, 명백히 헌법에 위배되는 법률"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새 헌법재판관 2명의 지명·임명을 서둘러 친여 성향으로 채우면 헌재 구성이 진보 우위로 기울게 돼 결국 대통령에게 유리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헌재의 최종 판단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최근 대통령실 주변에선 이 대통령 사건 변호를 맡아 온 이승엽 변호사가 재판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헌재는 사실상 현 정권에 유리한 구조로 바뀌어가고 있어서 이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법률은 두고두고 논란과 문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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