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韓·美 버전 직접 보니

인간을 돕도록 만든 로봇 '헬퍼봇'이 주인공이지만, 헤어지고 만나고 사랑에 빠지면서도 미래를 두려워하는 연인의 보편적 감정이 애틋하게 그려진다. 지난해 10월 뉴욕 벨라스코 극장에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직접 봤다.

가까운 미래 한국의 버려진 로봇들이 사는 아파트. 구형 '올리버'(대런 크리스)는 화분 하나뿐인 방 안에서 언젠가 데리러 오겠다고 약속한 옛 주인 제임스를 기다리며 낡아간다. 어느 날, 낯선 신형 '클레어'(헬렌 J 셴)가 충전기가 고장 났다며 올리버의 문을 두드린다. 혼자인 데 익숙했던 올리버의 일상에 거침없는 클레어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둘은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올리버는 옛 주인 제임스를 만나러, 클레어는 제주도의 숲에만 남은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 떠난 여행길, 옛 주인에 관한 각자의 아픈 기억을 이해하게 된 둘은 반딧불이로 가득한 제주 숲의 추억을 안고 서울로 돌아오고, 마침내 첫 키스를 나눈다. 그러나 이미 부품 생산이 중단된 두 로봇에게 예정된 것은 고통스러운 이별뿐이다.

미국 버전은 서울과 제주라는 배경, 그 속에서 진행되는 서사, 음악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했다. 300~400석 규모 대학로 소극장에서 1100석 규모 뉴욕 극장으로 옮기면서 올리버, 클레어, 제임스 셋이었던 등장인물은 재즈 가수까지 넷으로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토니상을 받은 무대 디자인. 대극장에 맞춰 영상과 특수 효과를 과감하게 사용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무대 전면 암막이 SF 영화처럼 열리며 올리버와 클레어의 방이 나타난다. 무대를 열어 보여주는 제주도 반딧불이 숲 장면은 가장 아름답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본문자수 : 606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