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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t was the best acting I've ever seen in my whole life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Once Upon a Time… in Hollywood·2019 ·사진)'는 저물어가는 서부극 스타 릭 달튼(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분)의 불안과 한때 할리우드라 불렸던 꿈의 공장이 변모하던 1969년의 풍경을 그린다. 릭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악역을 전전하며 배우로서의 정체성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새로운 서부극 '랜서' 촬영장에서 그는 대사를 잊어버리고 자책감에 시달리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혼신의 힘을 다해 악당 '케일럽'을 연기해 낸다. 촬영이 끝난 후, 그의 상대역이었던 아역 트루디 프레이저(줄리아 버터스 분)가 다가와 한마디를 건넨다. "평생 본 연기 중 최고였어요(That was the best acting I've ever seen in my whole life)."

트루디의 이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다. 극 중 트루디는 나이는 어리지만 메소드 연기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누구보다 프로페셔널한 배우로 그려진다. 그런 그녀가 건네는 순수하고 진심 어린 찬사는 릭 달튼이 잊고 지냈던 배우로서의 자긍심을 일깨운다. 감독의 '컷' 소리보다, 동료 배우의 격려보다, 어쩌면 한참 어린 소녀 배우의 꾸밈없는 인정이 메마른 가슴에 더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자신을 폄하하던 릭은 예상치 못한 순간, 가장 순수한 형태로 자기 가치를 확인받는 감동적인 순간을 포착한다.

우리는 때로 가장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부터 가장 큰 위로와 인정을 받는다. 화려한 찬사나 계산된 격려가 아닌, 꾸밈없는 진심이 담긴 한마디가 한 사람의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나아갈 힘을 주기도 한다. 세상의 평가나 자기 불안감에 갇혀 자신의 빛을 보지 못할 때, 누군가의 진심 어린 눈빛과 한마디는 우리가 잊고 있던 자신의 가장 빛나는 모습을 다시 발견하게 한다. 기고자 : 황석희 영화 번역가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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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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