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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제동 인왕아파트 베란다서
밴드 솔루션스, 7일 단독 콘서트
관객 600명 주차장에 서서 관람

낡고 허름한 폐건물은 괴담이 벌어지는 공간이거나 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이곳도 음악을 만나면 환호가 울려 퍼지는 장소로 변신한다. 밴드 솔루션스는 7일 오후 7시부터 서울 홍제동 인왕아파트에서 단독 콘서트 '퓨처 펑크 스테이지'를 연다. 1968년 완공된 인왕아파트는 재개발을 앞두고 현재 철거를 준비 중이다. 주민들이 전부 떠나고 남은 텅 빈 아파트가 공연장이 된다. 밴드 멤버들은 아파트 안 특정 호실에 들어가 거실과 베란다를 연주 공간으로 삼는다. 600명 규모의 입석(立席)으로, 주차장에 울타리를 놓아 만든다.

정규 공연장 바깥에서 무대를 찾는 이색 콘서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공연장이 부족하다는 속사정이 있다. 솔루션스의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 MPMG 뮤직은 "서울에서 밴드가 설 만한 중규모 공연장을 찾기 어려워 색다른 무대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일회성 무대를 짓기도 한다. 지난달 미국 하드록 밴드 건즈앤드로지스 내한 공연은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렸다. 매년 펜타포트록페스티벌이 열렸지만, 대규모 단독 콘서트는 열린 적이 없는 장소였다. 주최 측은 공연 전날 공원 부지에 철골 구조의 좌석 7000석과 울타리를 둘러친 스탠딩석 1만8000석을 조성했고, 공연 직후 철거했다.

그룹 세븐틴은 지난달 25일 서울 잠수교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공연을 열었다. 서울시 허가를 받아 다리 중간에 무대를 설치했고, 인근 한강에 유람선을 띄워 축하 폭죽을 터뜨리고 다리 난간에 분사기를 부착해 뿌린 물 위에 레이저 불빛을 입히는 연출을 선보였다. 하중 문제로 다리 위 관객 수는 6000명으로 제한했지만, 인근 반포 한강공원에 마련한 3만석 규모의 공연 중계석과 23일부터 진행된 전시 공간까지 약 10만명이 공연을 즐겼다. 잠실올림픽주경기장 공사와 상암월드컵경기장 잔디 문제로 5만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이 없는 서울에서 오랜만에 열린 대규모 공연이었다.

올해로 2회째인 아시안팝페스티벌은 오는 7월 21·22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컨벤션홀과 잔디광장을 공연장으로 쓴다. 지난해에 이어 '뮤캉스(뮤직+호캉스)'를 축제 대표 이미지로 내세우고 있다. 아시아권 가수 50여 팀 무대를 보러 약 1만명 팬이 몰리는데 이 정도 규모의 음악 축제를 호텔에서 여는 건 해외에서도 드물다. 공동 주최사인 파라다이스문화재단은 "처음에는 시끄럽다는 투숙객 민원을 걱정했지만, 투숙을 겸하면 공연 직후 바로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더 부각됐다"고 했다.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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