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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토너먼트 4타 차 우승
우즈 이후 첫 2연패… 통산 16승

셰플러는 이제 비교 대상이 잭 니클라우스나 타이거 우즈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니클라우스는 그를 "전성기 시절 나보다 낫다"고 했고, 우즈는 "그린을 공략할 때 얼마나 좁은 과녁을 겨냥하는지 보라"며 분석을 멈추지 않는다.

스코티 셰플러(29·미국)는 2일(한국 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에서 끝난 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2000만달러)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2위 벤 그리핀을 4타 차로 따돌리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1999~2001년 타이거 우즈 3연패 이후 24년 만에 연속 우승을 이뤘다. 지난주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서 우승한 그리핀은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를 달려 2주 연속 우승을 노렸지만 셰플러와 벌인 최종일 대결에서 1타를 잃어 무릎을 꿇었다.

이날 중계석에 앉아 있던 이 코스 설계자 니클라우스는 "리더보드를 봐도 그리핀, 슈트라카, 테일러는 '좋은 선수'지만 셰플러는 '위대한 선수'"라면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좋다(nice)'와 '위대하다(great)'의 간극, 그것이 셰플러의 현재 위치다.

셰플러는 이로써 시즌 3승, 통산 16승(메이저 3승)을 기록했다. 올해 더CJ컵, PGA 챔피언십에 이어 이 대회까지 품었다. 최근 일곱 대회에서 모두 8위 이내. 우승 세 번, 준우승 한 번. 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손바닥을 다쳐 한 달 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이미 모든 순위를 접수했다. 이번에 우승 상금 400만달러를 받아 상금 랭킹 1위(1455만달러), 페덱스컵 포인트 1위, 세계 랭킹 1위는 모두 셰플러 것이다.

이 우승이 특별한 건 2위와 격차가 난 데 있다. 올해 셰플러는 각각 8타, 5타, 4타 차로 상대를 압도했다. 최근 30년간 한 시즌 네 타 차 이상 우승을 세 번 이상 기록한 선수는 우즈와 셰플러뿐이다. 우즈가 상대를 찍어 누르는 스타일이라면 셰플러는 자신만의 템포로 경기를 밀어붙인다. 우즈는 "나는 격렬하게 덤비는 스타일, 셰플러는 미끄러지듯 움직인다"며 "그의 강점은 리듬, 거리 감각, 그리고 의외의 과녁 설정"이라고 했다. 타인의 시야를 벗어난 집중, 그것이 셰플러의 기술이다.

셰플러는 경기 직후, 다가올 US오픈(12일 개막 오크몬트 CC)에 대한 기대에 "아직 내일 일정도 정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PGA 투어는 "그는 과거나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사는 선수"라고 평했다. 한 문장으로 셰플러를 정의하는 데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어 보인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1오버파 공동 16위, 김시우는 5오버파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기고자 :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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