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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반대 등 트럼프 정책에 환멸
英 시민권 신청한 미국인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후 유럽으로 이민 가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 관세 전쟁, 소수자 적대 정책 등에 환멸을 느낀 미국인들이 아메리칸 엑소더스(American Exodus)를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1일 영국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영국 시민권을 신청한 미국인은 1931명이었다. 대부분 신청이 지난 1월 20일 트럼프 취임 이후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시절인 작년 1분기(1505명)보다 28% 증가한 것으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프랑스에 장기 체류 비자를 신청한 미국인도 지난 1분기 238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980건)보다 증가했다. 아일랜드 여권을 신청한 미국인은 지난 1~2월 8600명가량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증조부모대까지 아일랜드계 조상이 있는 미국인들에게 아일랜드 국적과 여권을 부여한다. 미국인이 스페인에 집을 구입한 사례도 올 1분기 52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민 전문 변호사들은 "작년 11월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관련 문의가 늘었다"고 말하고 있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민 변호사 무훈탄 파라메스바란은 최근 뉴욕타임스에 "사람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들은 트럼프의 이민자·성소수자 적대 정책, 총기 옹호 정책, 정치 양극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 부유층은 "트럼프 치하에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없다"며 '유럽 유학'을 보내려 하고 있다. 이달 초 맨해튼 부촌인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선 유럽 사립학교 11곳 입시 설명회가 열렸는데 학부모들의 상당한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유럽 사립학교 입시 설명회는 주로 두바이 등에서 신흥국 부호들을 대상으로 열리는데, 트럼프 집권 후 미국 학부모들의 관심이 커져 이례적으로 뉴욕에서 행사가 개최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기고자 :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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