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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돌아왔는데 만성 구인난

제주 드림타워 복합 리조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직원 4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12월 제주 드림타워 개장 이후 최대 규모의 인력 채용이다. GS그룹 계열 파르나스호텔은 오는 22일 200여 명을 채용하는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연다.

만성 구인난에 시달리던 국내 호텔업계가 최근 채용에 더욱 어려움을 겪으며 인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는데, 직원 채용이 어려워 일손 부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리어는 대면(對面) 서비스가 대부분이고, 주말과 새벽에도 교대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우는 낮은 편이라 이른바 '워라밸'을 중시하는 구직 희망자들에게 외면당한다는 게 호텔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정규직 채용 정보만 1100여 건

7일 한 취업 사이트(잡코리아)에서 '서울 지역' '정규직'으로 조건을 한정해 호텔·호스텔 채용 정보를 검색했더니 1168건이 나왔다. 채용 정보를 올린 호텔에는 그랜드하얏트 서울,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스케이프호텔, 포시즌스호텔서울 등 서울의 대표 호텔들도 대거 포함돼 있었다.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모든 직무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라고 말했다.

심각한 구인난을 호소하는 것은 호텔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방한 외래 관광객은 약 164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1750만명)의 94%를 회복했다. 올 1분기 방한 외국인은 387만여 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7%나 늘었다.

서울을 중심으로 유명 호텔은 현재 객실 점유율이 80%를 넘었다. 사실상 '만실'인 셈이다. 제주 드림타워 내 그랜드 하얏트 제주의 지난달 판매 객실 수는 4만1000실로, 작년 동기 대비 35% 급증했다.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5월 객실 예약률이 80%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관광·레저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이하 관광·레저 ISC)가 작년 12월 발간한 '2024년도 관광·레저 분야 산업 인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호텔 103곳을 포함한 숙박 기업 107곳에서 직원 1176명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숙박 기업 1곳당 10.9명이 부족한 것이다. 2023년 기준(한국호텔업협회) 한국의 관광호텔은 1086개로, 단순 계산하면 1만2000명 가까운 인원이 부족한 셈이다.

◇호텔리어 꿈꾸던 시대는 옛말

2001년 TV 드라마 '호텔리어'가 큰 인기를 끄는 등 2000년대까지만 해도 호텔리어는 선망의 직업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호텔업계의 인식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화려한 모습과 달리 일은 힘든데 처우가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며 "인건비 비율이 높은 호텔업 특성상 직원 처우를 대폭 개선할 수도 없어서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고 했다. 관광·레저 ISC 보고서에 따르면, 숙박업의 신규 입사자 평균 연봉(2903만원)은 비교 대상인 컨벤션(3178만원), 여행업(2999만원)보다 낮았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도 호텔의 구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말, 새벽까지 교대 근무해야 하고, 소비자와 얼굴을 맞대는 감정 노동이 대부분이라 젊은 세대가 기피한다는 것이다. 관광·레저 ISC가 숙박업계 인력 충원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문을 했더니 낮은 급여 수준(16%), 감정 노동 기피 현상(15.4%), 교대 근무 등 열악한 근로조건(9.8%)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 일본 최대 호텔 리조트 기업인 호시노 리조트는 작년 말 입사 내정 대상자를 대학교 1, 2학년생까지 확대하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때 호텔들이 무급 휴직을 하는 등 큰 변화를 겪으면서 상당한 인력이 커리어 전환을 했다"며 "코로나가 종식됐음에도 전문 인력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코로나 이전 회복한 외래 관광객

[그래픽] 대규모 채용 나선 호텔 업계 / 관광·레저 산업 신규 입사자 평균 연봉 기고자 : 석남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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