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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 공식 인가받아
변호사 없이 AI챗봇이 법률서비스
9만원에 법원 제출용 서류 작성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정부 공식 인가를 받은 인공지능(AI) 법무법인(로펌)이 등장했다. AI가 변호사를 보조하는 도구를 넘어 변호사 역할을 대체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변호사 대신 AI를 활용해 단돈 2파운드(약 3700원)로 '채권 추심'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로펌이 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AI 로펌은 런던의 소송 전문 변호사 필립 영과 양자 물리학자 대니얼 롱이 공동 창업한 법률 스타트업 '가필드AI'이다. 영국 변호사 규제 당국(SRA)은 변호사 개입 없이 AI 챗봇의 법률 서비스를 일반 소비자나 기업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SRA는 "AI 로펌이 최초로 규제 당국 승인을 받은 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AI로 인해 개인과 중소기업의 법률 서비스 접근권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가필드AI는 AI 챗봇을 활용한 소액 채권 추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국의 민사소송 규칙을 학습한 챗봇이 소액 청구 관련 법원 절차를 안내하고, 2파운드에 '정중한 독촉장(polite chaser)'을 작성해준다. 50파운드(약 9만2000원)를 내면 법원에 제출할 청구 서류도 만들어준다. 심지어 재판에서 활용할 법리적 주장과 논리까지 제안한다. 필립 영 공동 창업자는 "매년 60억~200억 파운드(약 11조~37조원) 규모의 미수 채권이 비용과 시간 문제로 추심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서비스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법률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의 사례는 세계적으로 매우 앞선 사례다. 국내에선 아직 AI가 주도적으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국내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이가 법률 상담이나 법률 관계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작년 국내 대형 로펌 중 최초로 AI 법률 상담 서비스를 출시했던 '대륙아주'는 이후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로 과태료 처분을 받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도 AI 기반 법률 서비스는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허용될 뿐 전면적인 활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고자 : 안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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