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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회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
첼리스트 양성원 신임 예술감독

첼리스트 양성원(56·사진) 연세대 교수는 프랑스 파리 음악원 출신 동료들과 함께 2009년 실내악단 '트리오 오원'을 창단했다. 악단 이름은 조선 후기 화가 장승업의 호인 오원(吾園)에서 땄다. 2011년부터 고정된 지역 대신에 프랑스 고성(古城) 등을 돌아다니는 실내악 축제인 '오원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2018년부터는 프랑스 와인 명산지인 부르고뉴 지역의 본(Beau-ne)에서도 음악제를 개최한다. 그는 "동양과 서양의 전통문화, 청각·시각·미각·후각 등 오감이 어우러지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의 연주자가 올해 20회를 맞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이 됐다. 바이올리니스트 강효(줄리아드 음대 교수), 첼리스트 정명화·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자매, 피아니스트 손열음에 이어서 네 번째 감독이다. 7일 간담회에서 그는 "해외 음악제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한국 젊은 연주자들을 평창에서 세계로 내보내는 것이 목표"라는 화두를 꺼냈다. 이탈리아 시에나의 키지아나, 캐나다 밴프 음악제와는 이미 협의를 마쳤다. 양 감독은 "지금은 내년과 후년 계획을 짜다가 왔다"며 웃었다.

7월 26일부터 8월 5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 등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자연'. 비발디의 '사계'부터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까지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을 매번 음악회마다 편성했다. 올해 참여 연주자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건 우크라이나 단원들로 구성된 악단인 '키이우 비르투오지'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체류 중인 이 악단은 올해 네 차례 음악제 무대에 오르고, 비무장지대(DMZ) 연주회도 추진 중이다. 양 감독은 "우리만의 축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국제사회에 보탬이 되는 페스티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최하영(25)과 2021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우에노 미치아키(28) 등 한일(韓日) 차세대 첼리스트들의 협연 무대(8월 4일)도 잡혀 있다. 최근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예산 삭감 등 진통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양 감독은 "거액을 들인 수퍼스타의 연주에 정작 실망한 적도 적지 않았다. 중요한 건 연주료나 예산이 아니라 예술적 가치라고 믿는다"고 했다. 기고자 :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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