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2023년 새롭게 선보이는 것들

지난 13일 전남 순천시 풍덕동 동천 옆 '저류지(貯溜池) 공원'. 국내 첫 저류지 공원이다. 순천시는 과거 농경지 이름 '오천들'을 살려 '오천그린광장'이라 부른다. 내달 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그린광장 조성은 대부분 마무리가 됐고, 박람회 기간 주제 공연을 선보이는 해상 무대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있었다. 공연장이 들어선 곳은 동천의 물을 가둬 만든 그린광장 내 작은 호수였다. 객석은 호수 주변을 둘러싼 잔디밭. 돗자리를 깔고 공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김선순 정원박람회 조직위 홍보부장은 14일 "홍수를 예방하는 저류지를 시민이 쉬고 사색하는 정원으로 만들었다"며 "방치된 재해 예방 공간에 문화가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첫 저류지 공원 '오천그린광장'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4~10월 7개월간 열린다. 10년 전 1회 때보다 박람회장 면적이 2배 넓어졌고, 체험 시설과 프로그램 등 콘텐츠가 대폭 늘었다. 국내 첫 저류지 공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순천시는 50억원을 들여 24만5000㎡ 규모의 저류지를 공원으로 조성했다. 잔디광장 면적은 축구장 12개(10만㎡)에 달할 만큼 광활하다. 높이 10m쯤 하는 오천언덕 2개와 바닥분수, 국내 최대 길이(1.2㎞)를 자랑하는 '마로니에(가로수 종류) 길', 2㎞ 길이의 맨발로 걷는 '어싱(earthing) 길'도 조성했다. 국가정원이 있는 박람회장과 달리 이곳은 무료로 개방한다. 내달 초부터 모든 시민이 언제든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저류지는 홍수 때 넘친 물을 저장고처럼 가둬 재해를 예방하는 시설이다. 100년 빈도의 홍수도 버틸 수 있게 설계했다. 11년 전 상습 침수 지역인 동천 주변 농경지를 깊이 파 저류지로 만들었다.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 그 물을 모아 가두는 저류지 기능을 유지하는 국내 첫 공원이다. 백운석 정원박람회 조직위 운영본부장은 "전국 72개 저류지 중 저류지를 공원으로 만든 곳은 순천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개막식 주무대는 물 위에 시설물을 띄우는 '플로팅 공법'으로 만든 '물 위의 정원(5000㎡)'이다. 그린광장 맞은편에 있다.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야간에 화려한 '색채의 마법'을 선사할 예정이다.

◇동천 뱃길 복원 '정원드림호'

순천 도심을 관통하는 동천의 뱃길을 복원했다. 박람회장 호수정원 선착장과 동천테라스 사이 2.5㎞을 오가는 체험선(정원드림호)을 하루 100회 운행한다. 12인승 4대와 20인승 1대를 띄운다. 박람회장 입장료 외에 별도 요금을 내야 한다. 정태균 조직위 홍보기획팀장은 "고려초 배로 실어나를 곡식을 쌓아둔 해룡창(海龍倉)의 역사적 의미를 살렸다"며 "미리 사전 예약해야 탑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동천 테라스는 동천을 한 눈에 굽어 감상하는 휴게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췄다.

◇미래 정원 문화 선보이는 '국가정원식물원'과 '시크릿가든'

박람회장 동쪽 끄트머리에 태양광 채광기술을 적용한 지하정원 '시크릿 가든(2100㎡)'과 다양한 식물을 전시한 '국가정원식물원(4762㎡)'이 있다. 두 시설은 상부 통로로 연결된다. 정원식물원에 먼저 입장한 뒤 통로를 통해 시크릿 가든으로 이동해야 한다. 정원식물원에는 449종 6639그루의 식물이 있다. 또 15m의 수직폭포와 열대과수원, 원시정원 등이 있다. 시크릿 가든은 첨단 태양광 채광기술을 활용해 지하에서도 나무가 자라고 열매를 맺는 미래 정원 등을 갖췄다.

◇맨발로 걷는 '어싱길', 노을 가라앉는 '노을정원'

박람회장 곳곳에서 맨발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국가정원과 오천그린광장, 순천만습지 8개소에 12㎞ 길이의 맨발로 걷는 '어싱(earthing) 길'을 조성했다. 흙길과 잔디길로만 구성돼 있다. 최덕림 조직위 총감독은 "어싱은 지구와 우리 몸의 연결을 뜻하니, 어싱길은 신발을 벗고 '지구'를 접촉하는 곳"이라며 "맨발 걷기로 지구가 가진 치유에너지를 흡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노을이 붉게 물든 하늘을 감상하는 '노을정원' 등도 새로 만들었다. 박람회장에서 호텔식을 즐기며 하룻밤을 지내는 '가든스테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기고자 : 조홍복 기자
본문자수 : 213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