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外資 유출에 환율상승 위험 커져
내달 금통위서 금리인상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1~22일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3일 주요국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동결(연 3.5%)을 단행했다. 3월에는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없고, 다음 달 11일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결정한다.

연준이 이번 달에 빅 스텝을 선택한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5~5.25%로 높아져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인 1.75%포인트까지 커진다.

시장은 연준의 최종 금리 수준을 5.5 ~5.75%까지 보고 있다. 한은이 동결 기조를 이어간다면 연준이 5월에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한다고 해도 한미 금리 차는 2%포인트로 벌어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본이 유출되고 환율이 상승할 것이란 인식이 많은데 경제 이론으로 보면 금리 차 자체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고 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고 하지만,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라 한은이 4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결정 당시 이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은 "이번엔 동결을 하지만 '최종 금리 3.75%'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총재도 작년 8월 "한은이 미 연준보다 금리 인상을 먼저 종료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 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며 "금리 인상의 영향이 파급되며 소비와 건설 투자도 부진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통화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 신호를 무시할 수는 없다. 고용이나 소비자 지출, 제조업 생산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긴축 부담을 덜어주는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날 한은도 한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주택 가격 하락 등으로 올해 민간 소비 증가세가 상당 폭 둔화될 수 있다"고 했다. 기고자 :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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