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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 재정교부금도 논란

정부가 걷는 세금의 20.79%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정하도록 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도 국가 재정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교육 재정이 열악해 51년 전에 만든 제도지만, 지금은 학생 수가 줄어 쓸 곳이 줄어드는데도 4년 단위로 바뀌는 선출직 교육감들의 쌈짓돈, 선심 행정의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말이 나온다.

내국세(관세를 제외한 국세)의 일정 비율을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에 쓰도록 한 교육교부금 제도는 경제 개발이 한창이던 1972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으로 도입됐다. 부부가 4.1명씩 아이를 낳아 한 해 출생아가 100만명에 육박했지만, 학교와 교사가 부족해 학급당 학생 수가 50명을 웃돌았던 시절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50년 전의 26%인 24만9000명에 불과할 정도로 급감하면서 학생 수가 줄어 전국적으로 학교 통폐합이 벌어지는 상황이지만, 지난해 교육교부금은 76조원에 달했다. 10년 전(39조2000억원)의 1.9배로 불었다.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 2060년에는 학생 1인당 평균 교육교부금이 5440만원으로 2020년(1000만원)의 5배 이상으로 불어난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추정한다.

이미 교육청들은 쓸 곳을 찾지 못해 학생들에게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를 나눠주거나, '입학 준비금' '학부모 재난 지원금' 명목으로 현금을 뿌리고 있다.

정부는 작년 11월 교육교부금 개혁을 위해 교부금의 일부(작년 기준 3조6000억원)를 떼어 내 '고등교육특별회계'를 만들어 대학 지원에 쓰겠다고 했다. 이런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작년 12월 국회를 통과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무조건 교육청에 배정하는 방식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라며 "학령인구 감소세에 따라 씀씀이를 조절해 복지 예산 등 다른 예산으로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자체의 교육 재정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공립 초등학교·중학교 교직원 인건비 가운데 3분의 1, 최소한의 학교 시설 정비 비용만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나머지 교육 예산은 지자체 세수로 해결한다. 1980년대 이후 학령인구 감소세가 이어지자 지난 2007년 고이즈미 정부는 초·중 교직원 인건비 지원을 2분의 1에서 3분의 1로 줄였다.

미국의 경우 뉴욕시 교육구, 로스앤젤레스 통합 교육구 등 '교육구(school district)' 단위로 교육 재정을 책임진다. 고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은 지역 내 학교 건립 등 목돈이 들어갈 일이 있으면 주민투표를 해서 재산세 등 세율을 높인다"고 했다. 기고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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