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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리발리 결승골로 에콰도르 눌러 5일 잉글랜드와 8강 놓고 승부

세네갈 축구 국가대표팀의 별명은 '테랑가의 사자(the Lions of Teranga)'다. '테랑가'는 세네갈인 특유의 친절을 뜻하는 말로, 한국의 '정(情)'과 비슷한 의미이다. 하지만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보여준 세네갈은 자비와 거리가 멀었다. 세네갈은 30일 에콰도르와 벌인 카타르 월드컵 A조 조별 예선 3차전에서 2대1로 승리, 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세네갈은 5일 B조 1위 잉글랜드와 외나무 다리 승부를 펼친다.

세네갈은 경기 전까지 1승 1패로 조 3위에 머물러 있었다. 같은 시간에 경기를 한 네덜란드가 카타르를 꺾으면서 세네갈은 에콰도르와 비기거나 지면 16강에 오를 수 없었다.

세네갈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2분 에콰도르의 모이세스 카이세도(21·브라이턴)에게 동점골을 내줄 때만 해도 16강 진출이 쉽지 않아 보였다. 벼랑 끝에 몰린 세네갈을 구해낸 건 팀의 간판스타이자 주장 칼리두 쿨리발리(31·첼시)였다. 그는 후반 25분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흘러나온 세컨드 볼을 오른발 발리슛으로 연결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쿨리발리는 "우리가 첫 경기(네덜란드전)에서 졌을 때만 해도 16강에 오를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았고 강한 상대를 만나 엄청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세네갈의 16강 진출은 월드컵 본선에 첫 출전했던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이다. 세네갈은 당시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뒤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대표팀을 이끄는 알리우 시세(46) 감독이 당시 세네갈의 주장이었다. 그는 2015년부터 세네갈 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시세 감독은 "16강부터는 조별리그 경기와는 완전히 다르다. 모든 팀이 강팀이고,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다. 일단 휴식을 취하는 데 집중하고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날은 또다른 2002 월드컵 멤버이자 세네갈의 축구 영웅 파프 부바 디오프의 사망 2주기였다. 디오프는 2002년 대회에서 세네갈이 프랑스를 잡을 때 결승골을 넣었던 선수다. 그는 희소 신경 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앓다가 2020년 세상을 떠났다. 세네갈 관중들은 경기 시작 전 디오프를 추모하는 의미로 침묵의 시간을 가졌고, 쿨리발리는 주장 완장에 디오프가 달았던 등번호인 숫자 '19'를 적고 경기에 나섰다. 승리가 확정된 뒤에는 세네갈 선수들이 디오프의 사진이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16강 진출을 자축했다. 현수막에는 '진정한 사자는 죽지 않는다(True Lions Never Dies)'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래픽] A조 최종 순위 / B조 최종 순위 기고자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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