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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미위팅 九단

〈제3보〉(36~50)=중원 교전 시 경계선 획정(劃定)은 언제나 까다롭다. 실리에 집착하다 자칫 저위로 밀려버리는 날엔 웅장한 적세(敵勢)를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아낌없이 밀어붙여 외세를 쌓다보면 껍데기만 남기고 집 부족에 빠져들기 일쑤다. 대국자들은 늘 한 줄, 한 칸의 진퇴를 놓고 고심하지만 마치 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난해하고 불확실하다.

흑 ▲가 전보 마지막 수. 백은 '가'와 36 두 곳을 놓고 망설이다 36을 택했다. 흑 '나'의 침입이 위협적이라고 보고 대비한 것. 36에 붙이면 이하 43까지는 외길이다. 44 젖힘은 두점머리에 해당하는 급소이자 기세의 한 수. 45는 당연한데 그다음 수가 백의 기로였다. 좌변 흑의 약점을 보면서 47 자리로 또 한 번 젖히는 수가 어땠을까.

그것은 참고도 12까지가 예상된다. 이 '한 줄 차이'는 크다. 50까지의 실전 진행과 비교하면 참고도는 백이 중앙도 장악하고 좌변 흑진을 저위로 축소시킨 모습. 백이 그렇게 두지 않은 이유는 딱 한 가지, '다'로 끊는 노림수 때문이다. 46으로 한 박자 늦춘 뒤 48로 젖혀 후일을 노리기로 한 것. 당연한 49에 50으로 뻗어 경계선 다툼이 가열돼 간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62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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