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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피노키오'

디즈니의 모든 영화는 신데렐라 성 위에 펼쳐지는 불꽃놀이와 함께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며 시작된다. 이 노래는 '별님에게 소원을 빌 때(When You Wish Upon a Star)'. 1940년 개봉한 디즈니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에서 말하는 귀뚜라미가 불렀던 노래다.

그만큼 디즈니 역사에서 갖는 상징성이 큰 '피노키오'가 실사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포레스트 검프' '캐스트 어웨이'에서 함께했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과 배우 톰 행크스가 '피노키오' 재탄생의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사라진 아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담아 나무 인형 소년을 만드는 목수 '제페토'를 연기할 때, 톰 행크스는 여전히 감정이 풍부하고 표현도 다양하다. 쨍한 햇빛과 어우러지는 컴퓨터그래픽(CG) 캐릭터들의 명암과 움직임 역시 자연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기존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들이 가진 어두운 화면의 한계를 극복한 것은 작지 않은 성과다.

여느 동화처럼 은유와 우화로 가득한 작품. 말하는 귀뚜라미는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양심의 상징이다. 유혹에 빠져 길을 잃는 아이들, 물질을 미끼로 꼬여내 학대하는 어른들, 모든 역경을 이겨내는 부모와 자식의 사랑 이야기는 고전적이지만 고리타분하게 들릴 위험도 크다.

새로운 피노키오는 새로운 엔딩을 선택했다. 해석과 수용의 여지가 훨씬 넓어졌지만, 얼마나 세련된 스토리텔링으로 설득력 있게 풀어냈는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판단이 갈릴 것이다.

클래식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사진〉의 독주회가 15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1994년 런던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에 입상했으며 피아노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의 애제자로도 유명하다. 고전·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천착했던 스승처럼 루이스 역시 베토벤과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음반 등으로 세계적 호평을 받았다. 이번 내한 독주회에서도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7번과 14번, 17번을 들려준다. 이번 독주회를 포함해 네 차례 내한 연주가 예정되어 있다.

영화 '다 잘된 거야'

뇌졸중으로 쓰러져 입원한 아버지에게 죽을 수 있게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면. 최근 개봉한 '다 잘된 거야'는 프랑스 여성 작가 에마뉘엘 베르네임(1955~2017)의 자전적 동명(同名)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라붐'과 '유 콜 잇 러브'의 하이틴 스타였던 소피 마르소(55)가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것인지 고심하는 딸로 출연했다. 지난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프랑수아 오종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안락사라는 논쟁적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차분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묘사한다.

연극 '반쪼가리 자작'

이탈로 칼비노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겼다. 메다르도 자작(子爵)은 전쟁터에서 포탄을 맞아 몸이 두 동강 난다. '절대악'만 남은 반쪼가리 자작이 영지로 돌아오고 공포 통치를 시작한다. 그 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없어진 줄 알았던 나머지 반쪼가리, 즉 '절대선'이 귀향하며 급회전하는 이야기. 완전한 인간이 존재하는지 묻는 작품이다. 배우 6명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판타지를 만든다. 올해 서울연극제에서 대상, 연출상, 인기상을 받았다. 박성찬 연출로 25일까지 서울역 옆 백성희장민호극장.

무용 '넌댄스 댄스'

국립현대무용단이 무용과 기술을 융합한 프로젝트 두 편을 공연한다. 무용가 정지혜·강성룡과 미디어 아티스트 신승백·김용훈이 협업한 '넌댄스 댄스'(16~18일·사진)는 인간을 향한 인공지능의 시선이 갖는 의미를 춤으로 탐색한다. 무용수의 움직임을 인공지능이 춤으로 인식하는 순간에는 조명이 어두워진다. 22~25일에는 송주원이 안무하는 '이십삼각삼각'이 이어진다. 관객은 무대와 객석, 무용수와 경계 없이 존재하며 VR을 통해 비춰지는 허구와 현실 사이를 오간다.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