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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발칸반도 서부의 소국 알바니아가 두 달 전 발생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단교(斷交)를 선언했다. 에디 라마 알바니아 총리는 7일(현지 시각) "지난 7월 중순 정부 웹사이트와 각종 공공 서비스를 겨냥해 벌어진 사이버 공격이 이란에 의한 것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바니아는 이를 '국가적 침략 행위'로 판단한다"며 "이란과 외교 관계를 즉각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알바니아 정부는 이 발표 직후 이란 대사관에 24시간 내 완전 철수를 요구했다. 라마 총리는 "외교 관계 단절이 극단적 대응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이번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과 위협 수준에 비례한 것"이라며 "해커들은 공공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알바니아 정부의 데이터를 훔치고 모조리 삭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알바니아는 지난 7월 15일 벌어진 사이버 공격으로 사흘간 수백 개 정부 웹사이트와 우편 등 공공 전산망의 운영이 중단되는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미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전문 업체 '멘디언트'와 함께 동맹국 지원 차원에서 조사를 벌였고, 이란 측이 4개 해커 집단을 고용해 이 공격을 주도했다는 증거가 나왔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알바니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에이드리엔 왓슨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의 사이버 공격을 강력히 비난하고, 이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라마 총리의 요구에 동참한다"며 "이란에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알바니아는 지난 2013년 유엔과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에서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인 반체제 단체 '무자헤딘에할크(MEK)' 소속 구성원 3000명의 망명을 받아들였고, 이후 이란과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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