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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치인들 대만行 러시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중국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실시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외국 정치인의 대만 방문은 더 빈번해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8일까지 21명의 미국·일본·프랑스 의원과 2명의 미국 주지사가 대만을 찾았다. 다음 달에는 일본 의원 20명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수록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존재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8일 전날 대만에 도착한 미국 하원의원 8명을 접견했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정보·특수전 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스테파니 머피 의원이 이끄는 이번 방문단은 역대 대만을 방문한 미 하원의원단 중 가장 큰 규모다.

차이 총통은 "중국의 군사훈련 이후 미국 하원이 특별히 방문단을 조직해 (대만을) 찾은 것은 대만에 대한 미국 의회의 반석같이 견고한 지지를 보여준다"며 "우리는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민주주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머피 의원은 "이번 방문은 미 의회의 반석 같은 약속을 상징한다"며 미·대만 간 높은 수준의 자유무역 협력 추진을 강조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올 들어 총 28명의 미 상·하원의원이 대만을 찾았다. 이 중 14명은 펠로시 의장이 다녀간 후에 대만을 찾았다.

시릴 펠레바 프랑스 상원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프랑스 상원의원 방문단도 7일 5박 6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해 8일 유시쿤 대만 입법원장(국회의장 격), 라이칭더 부총통과 면담했다. 펠레바 의원은 이 자리에서 "자유민주주의, 인권 등 공통 가치관을 지지한다"며 "대만은 아름다운 나라"라고 했다. 또 신기술,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필요성도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다른 나라가 대만과 교류하는 것을 반대해온 중국은 외국 정치인의 대만 방문을 '무단 방문[竄訪]'이라며 강력히 반발해왔다. 지난달 25일 마샤 블랙번 미 상원의원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 명의로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이 반발할수록 이들의 대만 방문이 큰 뉴스가 되고 있다. 대만 정부는 7일 미 하원 방문단이 대만에 도착했을 때 톈중광 외교 정무차관을 공항에 보내는 등 의전에 공을 들이는 한편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지난달 대만을 찾은 에릭 홀콤 미 인디애나 주지사, 더그 듀시 미 애리조나 주지사를 만나 "경제 안보는 국가와 역내 안보의 주축"이라며 "민주주의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정부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 전 단계에 해당하는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체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의 군사적 도발에 맞서 방어 훈련도 강화하고 있다. 대만군은 지난 6일 실시한 군사훈련에 미 CNN방송은 물론 인도 방송사 2곳도 초청했다. 대만 언론 매체들은 "인도 방송 매체가 대만의 군사훈련 장면을 취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는데, 앞으로 중국과 경쟁 관계인 인도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일본 의회 단체인 '일본·대만 의원 간담회' 소속 의원 20명이 다음 달 8~10일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래픽] 최근 대만 방문한 외국 인사 기고자 : 베이징=박수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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