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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꿈장학생 공모전'서 최우수상 받은 우진영씨

"대입을 준비할 때, 저와 비슷한 처지를 이겨낸 선배가 1명이라도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선배는 찾을 수 없었죠. 그때부터 저와 비슷한 처지 후배들을 위해 경험을 아낌 없이 공유하고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올해 'EBS 꿈장학생 공모전'에서 최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받은 이화여대 우진영(19·사진)씨. 위탁 가정에서 자라 사교육 없이 명문대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이번 EBS 장학생에도 뽑혀 합격 기쁨은 배가 됐다.

우씨는 열한 살 때까진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 어머니는 기억에 없다. 아버지가 말을 안 해줬다. 아버지도 자녀 양육에 관심이 없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고 했다. 그러다 열한 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 뒤 지금 지내는 가정에 위탁됐다. 우씨는 "위탁관계라 (지금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류상으로는 법적 대리인이 아닌 동거인으로 분류돼 계시지만, 두 분은 세상 누구보다 고마운 분들"이라며 "원하던 대학도 붙고 장학생으로 뽑히니 '우리 집에 로또가 들어왔다'며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받아 더 기쁜 건 교재와 기숙사비를 빼면 돈이 좀 남는데 이 돈을 (위탁)부모님 생활비에 보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행했던 유년 시절을 뒤로하고 위탁 가정에서 새 출발을 했지만 우씨 상황은 마냥 순탄치는 않았다. 위탁 가정 아버지가 정년퇴직을 앞둬 위탁 가정 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자 급여 외 우씨에게 추가 지원을 해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우씨는 "부모님께선 '주변 친구들처럼 학원 다니고 싶으면 다녀도 된다'고 하셨지만, 집안 재정 상황을 뻔히 알고 있었기에 늘 '혼자서도 잘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고 했다. 우씨는 단과학원, 유료강의 등 사교육 도움 없이 오로지 학교 수업과 교육 방송만을 활용해 공부했다.

우씨는 자신 같은 처지의 대입 수험생을 위해 '고른기회(기회균등) 전형'이 있다는 걸 알고 이를 준비했다. 그러나 고른기회 전형도 한 학과에 한두 명밖에 뽑지 않기 때문에 혼자서 준비하는 우씨에겐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입시 카페, 대학 학부 유튜브 채널, 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서도 찾기 어려웠던 것. 그는 "수시 자기소개서를 낸 뒤에 찾아온 엄청난 불안감과 압박감에 필기구를 잡기 힘들 정도로 손발이 덜덜 떨려 보건실에 몇 시간씩 누워 있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끝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대학생 꿈을 실현한 뒤로 우씨는 꿈이 생겼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 속에 놓인 후배들에게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과 용기를 주는 방송 교육 강사가 되고 싶다는 것. 학교 현장보다 방송을 통해 전국 곳곳에서 고군분투하는 학생들을 최대한 많이 돕자는 의도다.

EBS와 교육부는 2011년부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EBS 인터넷 강의로 공부해 성과를 거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올해 우씨를 비롯해 총 10명이 선발됐다. 기고자 : 김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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