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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에 호신용품 안내 메일… 정작 변호사들 반응은 시큰둥

"전기충격기와 삼단봉 공동구매를 실시합니다. 이 제품들은 경찰서에서 소지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됩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달 24일 회원들에게 이런 '호신용품 공동구매 안내' 메일을 보낸 게 법조계에서 화제다. 지난 6월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사건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변호사가 늘자, 변협이 직접 호신용품 유통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고 공동구매에 나선 것이다. 변협은 당시 안내 메일에 "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전기충격기와 삼단봉을 공동구매한다"면서 1개당 7만~8만8000원인 전기충격기 2종류와 7000~3만6000원짜리 삼단봉 5종류를 살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접속 주소를 보냈다.

변협은 지난 7월 중순에는 13만원 안팎의 '가스총<사진>'을 판매한다는 메일을 보내며 실제 가스총을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영상까지 첨부했다. '액체라 피부에 잘 스며들어 제압력이 강하다' '경찰청 납품 제품이다'라는 가스총 홍보 문구도 함께였다. 또 공동구매에 참여하면 판매업체 측에서 경찰청에 내야 하는 가스총 소지 허가 신청도 대행해 준다고 안내했다. 변협이 잇따라 호신용품 공동구매를 추진한 것은 요즘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변호사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신용품 공동구매에 대한 변호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한 변호사는 "의뢰인이 변호사를 상대로 폭언·폭행을 한다 해도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가스총을 쏠 수 있겠느냐"면서 "자칫 과잉 대응했다가 안 좋은 소문이 나면 우리만 피해 볼 것"이라고 했다. 다른 변호사도 "위급 상황 시 스마트폰이나 버튼으로 경찰에 빨리 신고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했다. 기고자 : 유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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