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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박민하, 전국사격대회 중등 공기소총 2연속 우승

여자 공기소총의 박민하(15·군포 금정중3)는 사격계 샛별로 떠오르는 선수다. 초등 6학년 때 처음 총을 잡은 뒤 3개월 만에 전국대회 2위를 했고, 이후에도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 지난달 청소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올해 회장기 전국 중·고대회 여자 중등부 1위에 오른 데 이어, 지난 5일 한화회장배 전국대회까지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게다가 그는 데뷔 10년이 넘은 배우이기도 하다. 만 세 살 때였던 2010년,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인 아버지 박찬민(48)씨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 '붕어빵'에 출연해 "파이팅"을 외치는 귀여운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다. 2011년 MBC 드라마 '불굴의 며느리'를 시작으로 영화 '감기'(2013) '공조'(2017) 등에 출연했다. 7일 개봉하는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도 주연 배우 유해진의 딸로 등장한다.

박민하는 매일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를 마치고 두 시간씩 사격 훈련을 한다. 그러면서 영화·드라마 출연 섭외도 마다하지 않는다. 밤늦게 촬영하고 다음 날 오전 경기에 출전한 적도 있다. 5일 경기 후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만난 박민하는 "바쁘게 사는 걸 좋아해서 크게 어렵고 힘들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처음엔 경기장에 가면 '배우가 여길 왜 나와?'라는 경계의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자주 봐서 딱히 그런 것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박민하는 2019년 사격에 입문했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에서 사격 중계를 맡았던 아버지가 "사격이 집중력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변 얘기를 듣고 박민하를 사격장에 데려갔다. 처음엔 소총과 권총이 어떻게 다른지도 몰랐지만, 금세 재미를 느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호흡, 자세, 총기 등에 대해 하나하나 배울 때마다 모든 게 새롭고 더 알고 싶다는 호기심을 느꼈다"며 "첫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니 '더 잘하면 1등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욕심도 생겼다"고 했다.

학교 운동부 소속으로 단체 훈련을 받는 대부분의 또래 선수들과 달리 그는 개인 코치와 함께 훈련한다. 지난달 열흘간의 청소년 국가대표 합숙훈련이 그의 첫 단체 훈련이었다. "다같이 시끌벅적한 분위기에서 운동하는 게 처음이라 재밌었고, 언니·오빠들과 사격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다. 달리기나 스쿼트 같은 체력 훈련은 조금 힘들었다"고 했다.

박민하는 대회 때 긴장을 많이 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했다. 이날 한화회장배 경기에서도 첫 세 발을 9.7, 9.3, 10.0점(10.9점 만점)을 쏘며 초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청소년 대표팀 훈련에 가서 코치님들에게 힘 빼는 법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많이 연습하고 몸에 익혀서 긴장되는 순간에도 평소에 하던 만큼 실력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민하는 "사격과 연기 둘 다 너무 좋아서 어느 하나를 못 고르겠다"고 했다. 사격으로 기른 고도의 집중력은 연기할 때 순간적으로 배역에 몰입해 감정을 잡는 데 도움이 되고, 많은 배우들과 스태프 앞에서 연기해본 경험은 큰 사격 대회에 나가서도 떨지 않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고 했다. 그는 '배우 롤모델'로 이병헌, '사격 롤모델'로는 올림픽 4관왕 진종오를 꼽았다. "이병헌 선배처럼 맡은 배역마다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배우, 진종오 삼촌처럼 롱런 하면서 좋은 성적 거두는 사격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청소년 국가대표를 넘어 올림픽 출전 꿈도 품었다. "외국에서 경찰이나 군인이 사격 선수로 올림픽에 나왔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아직 올림픽 출전한 배우는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그 처음이 되고 싶습니다. 지금처럼 재밌게 즐기면서 노력하면 2024년 파리 올림픽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래픽] 총과 연기, 둘 다 포기 못하는 박민하의 이중생활 기고자 : 창원=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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