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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진취적 여성 서사 쏟아져… 글로벌 OTT 드라마서 1위 차지

"변신의 동력은 분노와 두려움이야."(헐크) "그건 모든 여자들 기본 바탕 아닌가?"(쉬헐크)

막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검사였으나 뜻밖의 사고로 여자 헐크 '쉬헐크'가 된 헐크의 사촌동생 '제니퍼 월터스'(타티아나 매슬라니). 변신하면 이성을 잃는 헐크는 그걸 통제하는 데 15년이 걸렸다며 겁을 준다. 쉬헐크는 그 앞에서 자유자재로 변신을 반복해 보인다. "화를 참는 건 내 전문이야. 길거리에서 희롱을 당해도, 무능한 남자가 내 분야에서 훈수질을 해도 난 늘 참아. 안 그러면 여자라서 까다롭단 소리나 듣고 칼 맞을 수도 있으니까. 그걸 오빠보다 골백번은 더한다고!"

'변호사 쉬헐크'는 지난달 공개 직후부터 18일째 디즈니+ 시리즈 세계 1위(플릭스패트롤 기준)다. 지금 넷플릭스를 뺀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의 드라마 시리즈 1위 자리는 모두 여성 주인공 차지다. '센 언니'들이 OTT의 여성 서사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당당하고 진취적이며 주눅 들지 않는다. 더 섬세하고 더 날렵하며, 그래서 더 강하다.

'왕좌의 게임'의 200년 전 전사(前史)를 다루는 HBO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5일까지 14일째 HBO 시리즈 세계 정상. 국내에선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용의 불꽃으로 칼을 녹여 만든 철 왕좌의 주인이 될 공주 '라에니라'(밀리 올콕)다. 여자라는 이유로 왕이 되지 못했던 고모는 라에니라에게 "남자들은 대륙을 전부 불태워서라도 너를 왕좌에 앉지 못하게 할 거다. 그게 이 세계의 질서"라고 말한다. 라에니라는 답한다. "그렇다면 제가 여왕이 돼서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겠습니다."

2일 공개된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약 1조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드라마. '반지의 제왕'과 '호빗' 3부작의 인자한 엘프 여왕(케이트 블란쳇)이 젊고 강인한 여전사 '갈라드리엘'(모피드 클라크)이었던 시대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갈라드리엘은 남자들이 '수백 년 전 사라졌다'며 잊고 싶어하는 악의 제왕 흔적을 섬세한 감각으로 찾아내며, 남자를 줄줄이 쓰러뜨린 괴물과 홀로 맞서 이겨내고, 영생을 좇아 낙원으로 돌아간 남자들 대신 전쟁의 기운이 피어오르는 대륙에 남아 목숨을 건 싸움을 계속한다.

미 연예 매체 퍼레이드는 '힘의 반지'를 다루며 "여성들이 창조하는 차별화된 힘과 서사는 이전에 봐왔던 남성 중심적 세계의 결점을 보완한다. 이야기 속의 강하고 당당하며 완전한 여성들은 우리 앞의 세대들이 보게 될 모습일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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