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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아이들 의견 안듣고 평가＂

광주광역시 한 지역아동센터에선 2019년 5월 센터장이 아이들에게 "드라이기로 머리를 불태우겠다"고 폭언을 하고 아이들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듬해 복지부와 그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이 한 정기 평가에서 이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권리 보장' 영역에서 만점(5점)을 받았다. 지역아동센터는 18세 미만이면 다닐 수 있지만 주로 저소득층 가정 초등학생이 많이 다닌다.

감사원은 6일 "2019~2021년 3년간 아동 학대가 발생한 전국 지역아동센터 18곳 중 12곳이 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3년마다 하는 정기 평가에서 '아동 권리 보장' 영역 만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이 영역은 복지부 정기 평가에서 주요 평가 지표다. 감사원은 "복지부가 지역아동센터 평가를 할 때 실제 이곳에 다니는 아이들 의견을 듣지 않고 평가자가 1시간 30분 동안 센터를 잠깐 관찰한 결과 등으로만 아동 권리 보장 항목을 평가해서 벌어진 일"이라고 했다.

인천 한 지역아동센터에선 2019년 직원이 한부모 가정 아이에게 "넌 아빠도 없으면서 무슨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표현하느냐"고 말한 일도 있었지만, 이 센터 역시 2021년 복지부 정기 평가에서 '아동 권리 보장' 영역 만점을 받았다.

2019년 부산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 몸 여기저기서 멍을 발견한 부모는 아동 보호 전문 기관에 이를 신고했다. 조사를 해보니 이 아동센터 직원들이 아이를 두 달간 화장실에 보내주지도 않고, 저녁 식사 시간에 문제집을 풀게 해 아이가 밥도 먹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복지부는 2020년 정기 평가에서 이 아동센터에 '아동 권리 보장' 만점을 줬다. 같은 시기 부산 또 다른 지역아동센터 원장은 초등학교 여자아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한밤중에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아이를 통학 버스에서 내리게 해 혼자 집에 걸어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원장은 센터에서 열린 생일 파티에 음식을 사오지 못한 아이들에게 폭언을 한 사실도 확인됐지만, 복지부는 2011년 정기 평가에서 이 지역아동센터 '아동 권리 보장'에 만점을 매겼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역아동센터 평가 시 센터에 다니는 아동들 의견을 반영하라고 통보했다"고 했다. 기고자 :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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