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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소송 판정요지서 공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S)'에 대해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 판정부가 지난달 31일 선고한 판정 요지서를 법무부가 6일 공개했다. ICSID의 판정 요지서에는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단순히 '먹고 튀었다(Eat and Run)'를 넘어 '속이고 튀었다(Cheat and Run)'고 볼 수 있다"고 기재돼 있다고 이날 법무부는 밝혔다.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은 론스타가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다음 해 외환카드도 합병했는데 이 과정에서 론스타가 허위 감자(減資·자본 감소) 소문을 퍼뜨리며 외환카드 주가를 떨어뜨려 인수 비용을 줄였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가 징역 3년, 론스타가 벌금 250억원을 확정받았다.

ICSID는 판정 요지서에서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 유죄판결로 (론스타는) 금융 당국이 매각 가격 인하를 도모할 수 있는 여지를 줬다"고 했다. ICSID는 지난달 31일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에서 2011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때 한국 정부가 승인을 미루는 바람에 매각 가격이 떨어져 론스타가 손해를 봤다고 인정하면서도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이 외환은행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론스타 손해의 절반인 2890억원만 배상하면 된다고 ICSID는 결정했다. ICSID는 론스타의 다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ICSID의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은 판정관 3명 중 2명의 다수 의견에 따라 결론 내려졌다. 판정관 1명은 소수 의견에서 "(외환은행 매각) 가격 인하 압력 행위를 (한국) 금융 당국에 귀속시킬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으므로 (한국의) 국가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법무부는 ICSID에 선고 취소를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ICSID 소송 당사자는 판정에 대해 권한 초과 행사, 이유 불기재, 절차 규칙 위반 등을 이유로 120일 이내 취소 신청을 할 수 있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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