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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
정부 ＂선제대응＂ 발언도 안 통해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 전날보다 0.3원 상승해 1371.7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서 무려 34.1원이나 올랐다.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약 1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중이다.

6일 환율은 전날보다 소폭 하락해 거래가 시작됐지만 곧 반등해 장중 한때 1375.4원까지 올라갔다. 전날 기록한 장중 연고점(1375.0원)을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력한 구두 개입성 발언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환율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연례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서 "고통이 따르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가겠다"고 발언하면서 달러 가치는 주요국 통화 대비 전반적으로 오르는 중이다.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0년 만에 110을 넘어서기도 했다. 원화 약세는 수출품의 달러 기준 가격을 낮춰 수출 기업엔 도움이 되지만,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심각한 상황에선 수입품 가격을 올라가게 해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금융 당국은 달러 강세(원화 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회사들에 "대비하라"고 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금융권 외환 담당자들은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의 일방적인 (원화 등) 위험 자산 회피 상황과는 다르다고 진단했다. 무역 적자로 인한 달러 수급 차질, 강달러 지속에 대한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한 원화 약세 현상이라고 했다. 실제로, 급격한 외화 유출 상황에서 신속하게 매각해 외화를 확보할 수 있는 미 국채 등 안전 자산의 비율을 뜻하는 '외화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이 120%로 금융 당국의 권고 수준(80% 이상)보다 높은 상태다. 기고자 : 김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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