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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기업 승계는 요즘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숙원 사업"이라며 대한민국의 60년 산업화 역사를 함께하며 고용 창출을 해 온 중소기업이 100년 장수 기업으로 거듭나려면 현행 '가업 상속 공제' 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6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전후 세대인 베이비부머가 매년 70~80만명씩 만 65세 노인이 되는데 이 연령층에 특히 중소기업 CEO가 많다"며 "이미 70세 넘은 중소기업 CEO가 2만명을 넘어서 기업 승계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승계를 부의 대물림이라고 인식하는 사회적 편견부터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부의 대물림은 부동산이나 많은 현금을 물려주는 것이지, 처분할 수도 없는 기업 주식을 물려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업 승계는 기업을 경영할 책임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골치 아프고 힘든 제조업을 하지 않으려 한다"며 "빌딩이나 현금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게 편하니까, 회사를 팔아 그렇게 물려달라고 요구하는 자제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또 "가업 상속 공제는 세금을 아예 안 내는 것이 아니라 유예해주는 것"이라며 "나중에 가업 자산을 처분하게 되면 세금을 내야 하는 이월 과세"라고 덧붙였다.

기업 승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회사를 매각하거나 폐업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될 경우 지역·국가 경제 차원에서 큰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경영 노하우 등 무형의 자산이 사장되는 것"이라며 "기업이 장수할수록 매출액·자산이 급증하고 일자리 창출 능력과 세금 납부 능력도 커진다. 이런 장수 기업이 많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잘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정부 세제 개편안은 상속세·증여세 납부 유예, 증여세 과세 특례 한도 확대 등 기업 승계 활성화 정책이 포함돼 있어 환영하지만, '업종 변경 제한'과 같은 규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아쉽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현행 가업 상속 공제 제도는 각종 사전·사후 요건이 많아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들고 있는 만큼, '경영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며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가업 상속 공제 제도를 이용하는 경우는 연간 100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기고자 :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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