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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재선·중진 의견수렴… 권성동 ＂원외인사 무게＂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호남 4선 출신 박주선<사진> 전 국회부의장이 유력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법원 가처분 결정으로 비대위원장 직무정지 상태였던 주호영 의원은 이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좋겠다"며 직을 맡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주호영 비대위원장 재선임'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됐다. 주 의원의 잘못으로 비대위원장직에 제동이 걸린 게 아닌 데다 당내에서 마땅한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는 이유였다. 주 의원은 당의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지난 8월 9일 비대위원장에 임명됐으나,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으로 지난달 26일 직무가 정지됐고 '새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전날 다른 비대위원들과 동반 사퇴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이날 오전 깜짝 기자회견을 갖고 '새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비대위는 새로운 분이 맡아서 새 기분으로 출범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의 고사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하루 동안 3선 이상 중진(오전 11시), 재선(오후 2시), 초선(오후 3시) 등 선수별 간담회를 잇따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내부 의견을 수렴했다. 권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원내·원외 인사를 두루 찾고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원외 인사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비대위 출범에 비판적인 중진 의원이 많고, 원내대표 선거와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이어질 예정이라 비대위원장을 맡을 중진 의원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서 법조인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호남 4선을 한 박주선 전 부의장 카드가 유력하게 떠올랐다고 한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복수 후보를 놓고 검토 중"이라면서도 "중도 색채를 강화하고 영호남 화합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차원에서 새 인물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서울대 법대·검찰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뒤 국민의힘에 합류해 선대위 공동위원장,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 때문에 이번 비대위원장 인선에도 대통령실과 물밑 조율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국민들 눈에 여당이 집안싸움을 하고 있는 걸로 비치는 만큼 가장 여당 색이 옅은 인사가 과도기 수습 역할을 맡는 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경력이 짧은 박 전 부의장이 당의 비상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복잡한 당내 역학 관계나 영남 기반 정서에 얼마나 착근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최우선 고려 조건이 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도 외부 인사에게 집권 여당을 맡기게 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새 비대위원장과 관련, "가처분은 한다"고 했다. 새 비대위 출범 전부터 추가 가처분을 예고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시작 전인 오는 8일 상임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장·비대위원 인선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비대위가 출범하면 지난 2000년 이후 국민의힘 역사상 열 번째 비대위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매번 땜질식 비대위 출범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의견 수렴을 거쳐 7일 오후나 8일 오전쯤 비대위원장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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