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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종이의 집' 주연 박해수

넷플릭스로 한국 콘텐츠를 접한 해외 시청자라면 그를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첫손에 꼽을 것 같다.

영화 '사냥의 시간'과 '야차',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오징어게임'에 이어 24일 공개된 '종이의집-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까지. 한국산 흥행 콘텐츠에서 배우 박해수(40·사진)는 단연 눈에 띈다. '넷플릭스 공무원'이라는 장난스러운 별명까지 얻었다.

그가 '종이의 집'에서 맡은 배역 '베를린'은 악명 높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 자라나 반란을 일으키고 탈출한 최악의 지명수배자. 범죄 무대인 '통일 조폐국' 안에서 인질을 남북으로 나눠 대립시키고, 공포로 조종한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과 별개로 그의 연기는 고르게 호평받고 있다.

최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박해수는 "배역 연구를 위해 자료를 찾다가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경험한 분의 그림을 봤다"고 했다. "짐을 지고 가는 사람들 다 허리가 굽었는데, 동물도 사람도 아닌 시커먼 덩어리들처럼 보였어요." 박해수는 "'베를린'도 사람을 존엄한 개인이 아닌 덩어리로 보겠구나 싶었다. 친절한 척하는 말투에 경멸하는 눈빛을 담았다"고 했다. 동시에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분단 현실이 빚어낸 은유적인 캐릭터"라는 측면도 드러내고 싶었다. "수용소는 원래부터 악한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니잖아요. 25년을 수용소에서 보냈다는 설정인 '베를린'보다 실제론 더 극단적인 고생을 한 분들도 있더군요."

어색함이 거의 없는 평양 사투리도 호평받았다. 그는 "북한말 대본을 검수하고 지도한 분의 북한 생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흉내만 내고 싶진 않았어요. 북한말로 살아온 얘기를 할 때의 억양과 제스처까지 느껴서 그 정서를 녹여내려 했습니다."

그는 "배우로서 또 개인으로도 전쟁과 난민 문제에 관심이 컸다"고도 했다. "지금도 전쟁은 일어나고, 난민이 생기며 아이들은 아픔을 겪습니다. 그런 현실이 한반도에도 존재한다는 걸 세계의 시청자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랐어요."

박해수는 "하반기 공개될 파트2에선 파트1보다 인물 각자의 목적이 확실해지고 관계도 더 명확해진다. 빠른 전개를 위해 생략됐던 의문점도 많이 풀릴 것"이라며 "액션도 감정도 더 폭주하는 '베를린'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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