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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대표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3~16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22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서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나흘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독 부스를 찾은 방문객은 3000여 명에 달했고, 부스 내부에 마련한 미팅룸 3개에서는 바이어들과의 사업 논의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각국의 기업들에서 협업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초고속 성장 비결은 '스피드 전략'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 생산(CMO)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10월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가는 인천 송도 4공장까지 완공되면 총 생산 능력은 62만리터(L)에 달한다. 글로벌 전체 위탁 생산 물량의 30% 수준이다. 생산 능력 기준으로는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기업인 스위스 론자를 이미 앞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진출한 위탁 개발(CDO) 사업도 작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1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회사의 작년 실적은 역대 최대인 매출 1조5680억원, 영업이익 5373억원. 첫 흑자 전환한 2017년 대비 각각 3배·8배 늘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CDMO 분야에서 선두 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스피드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인 위탁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2011년 회사 창립 이후 단 7년 만에 공장 3곳을 완공했다. 외부 공사와 내부 설비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렬 공법'을 이용해 공기를 절반으로 압축한 덕분이다. 세계 최대 생산 규모를 갖춘 네 번째 공장도 연내 부분 가동하고, 내년부터 전체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2020년 12월 취임한 존 림 대표도 스피드를 강조하며 회사의 수주 역량을 끌어올렸다. 위탁 생산 분야에서는 기술 이전 기간을 업계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고, 첨단 세포 배양 기술로 생산 기간은 30% 줄였다. 위탁 개발 분야에서는 지난해 9월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 시험 계획 제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9개월로 줄인 위탁 개발 가속 플랫폼 '에스-셀러레이트(S-Cellerate)'를 공개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신뢰를 보냈다. 지난해 로슈, 길리어드 등 글로벌 제약사 8곳은 기존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체결한 위탁 생산 계약 물량을 확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위탁 생산 누적 수주 금액은 75억달러(약 9조8000억원)를 넘겼다. 지난달에는 미국 그린라이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전령리보핵산(mRNA) 백신 후보 물질의 임상 시험용 원료 생산에 들어갔다. 미국 모더나와는 지난해 코로나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 제품을 출하했다.

존 림 대표는 "빠른 공장 건설 속도, 세계 최대 수준의 생산 능력, 업계 절반 수준인 생산 소요 기간, 신속한 고객 서비스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세계 1위 위탁 개발·생산 업체로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신약 개발사로 도약할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위탁 개발·생산 업체를 넘어 신약 개발사로 발돋움할 발판도 마련했다. 지난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유통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100% 확보했다.

에피스는 지난 10년간 미국 바이오 기업 바이오젠과 협력하며 개발·임상·허가·상업화 전 단계에 걸쳐 연구·개발(R&D) 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검증된 바이오시밀러 제품 독자 개발 역량을 확보했고, 신약 개발 사업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 사업까지 진출한다면 위탁 개발 생산·바이오시밀러·신약을 아우르는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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